2002년 설립돼 23년간 폐배터리재활용업을 영위한 A기업은 최근 사업 확장을 추진하는 동종 분야의 중소기업에 기업을 매각했다. CEO가 자녀에게 기업승계를 원치 않아 했기 때문이다. A기업은 기술보증기금의 인수합병(M&A) 컨설팅을 통해 인수 희망 기업의 경영진과 면담, 현장 조사 등을 진행했고, 이후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인계하면서 제3자에게 기업을 승계했다.

2000년 설립돼 25년간 폐기물처리업을 운영하던 B기업도 자녀 승계가 어려워 동종 업종의 중소기업에 회사를 매각했다. B기업도 기술보증기금의 M&A 컨설팅과 보증 지원을 통해 제3자 기업 승계를 마무리 지었다.

서울의 한 금속 가공 중소기업 공장에서 근로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 /박용선 기자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후계자가 없는 고령의 CEO가 M&A를 통해 제3자 기업승계에 연이어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CEO가 자녀 승계를 거부함에 따라 제3자 기업승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인구구조의 변화로 제조 중소기업의 60세 이상 CEO 비중이 지난 10년간 2.4배로 상승해 전체의 3분의 1에 달하면서 자녀에게 기업을 승계하려는 중소기업 대표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중소기업 대표는 자녀의 승계 거부 또는 자녀의 역량 부족, 자녀에게 기업 운영이라는 무거운 책무를 주기 싫다는 이유로 가업 승계를 포기하고 있다.

이에 기업승계의 대안으로 전문경영인 영입, 매각 등 제3자 기업승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중기부는 올해 1월부터 자녀 승계가 어려운 고령의 대표들을 대상으로 기술보증기금 내에 M&A지원센터를 설치해 M&A를 통한 제3자 기업승계를 돕고 있다. M&A지원센터는 M&A 거래정보망 운영, 중개 지원, M&A 파트너스 네트워크 구축, M&A 보증, 기술 보호 등 기업승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기부는 고령화 추세 속에서 자녀 승계가 곤란한 중소기업의 M&A 방식 기업승계 수요가 증가할 것을 대비해 M&A를 통한 기업승계 지원 인프라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