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자본은 물론 '(인적) 관계 자본'도 중요하다. 투자를 받고 성장하는 것은 한순간 끝날 수 있다. 창업가가 망했을 때, 실패 자산을 존중하고 다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은 관계 자본에 달렸다."(정진호 더웰스 인베스트먼트 회장)

씨엔티테크와 조선비즈가 3일 개최한 'C포럼 2025'의 두 번째 세션이 열렸다. '투자자 전략'을 주제로 한 이번 세션에는 벤처캐피털(VC), 액셀러레이터(AC) 대표들이 다양한 전략을 언급했다.

우선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투자 회복기의 투자 심사 기준을 설명했다. 그는 "회복기라고 심사 기준이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며 "보다 보수적으로 평가했던 혹한기의 기준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전환율, 반복구매율, 투자수익률 등 스타트업이 실제 성과를 내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전 대표는 스타트업 서비스 및 제품의 시장적합도(PMF)와 리스크 관리 능력도 강조했다. "시장 진출 이전 단계에서 가능성을 보는 게 아니라 시장 진출 이후 그리고 기술 검증(POC) 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동시에 초기부터 핵심성과지표(KPI)를 추적하고,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고 있다."

VC 등 전문가들이 'C포럼 2025'에서 투자자 전략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규 카이스트 교수,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 노태준 프라이머 액팅파트너, 정진호 더웰스 인베스트먼트 회장, 배상승 뉴패러다임 인베스트먼트 대표. /조선비즈

정진호 더웰스 인베스트먼트 회장은 벤처 정신의 본질을 강조했다. 그는 "벤처의 속성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며 "최근 투자 트렌드를 보면 안정적으로 원금을 보장하고 리턴할 수 있는 투자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벤처의 속성을 잃은 투자라는 지적이다.

정 회장은 또한 "투자업은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한다"며 "지금이 회복기인지 아직 하락기인지 정확히 확신할 수는 없지만, 현 시장에 맞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다.

배상승 뉴패러다임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스타트업 팀 구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확성을 지닌 공학자와 창의력을 지닌 인문학자가 모인 팀이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기술력뿐만 아니라 영업력을 갖춘 스타트업이 고객의 마음을 열고 시장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또한 "타이밍과 운도 중요하다"며 "아무리 기술력, 영업력이 뛰어나도 적절한 시기에 투자를 받지 못하고 운이 없다면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태준 프라이머 액팅파트너는 "훌륭한 창업가는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이는 힘을 지녔다"고 했다. 그는 당근마켓을 예로 들며 "다른 스타트업들은 고객을 늘리기 위해 제품 거래 지역 범위를 넓혀 나갔지만, 당근마켓은 '하이퍼 로컬'을 가치로, 동네 주민과의 거래 활성화에 보다 집중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진정한 창업자는 인생 한 방을 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진부할 정도로 꾸준히 노력하고 반복하며 성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