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중소기업·소상공인 판로 확대를 위한 중소기업 T커머스(텔레비전 커머스) 채널을 신설한다는 공약을 내걸면서 중소기업 전문 TV홈쇼핑 업체인 공영홈쇼핑과 홈앤쇼핑의 실적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T커머스 업체들은 신규 채널 신설은 시장 침체 속 경쟁 과열로 인한 '제살 깎아먹기'라고 우려한다.
공영홈쇼핑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국내 중소·벤처기업 혁신 제품, 농축수산품의 판로 확대를 목표로 한 TV홈쇼핑 업체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최대주주로, 중소기업 제품을 위주로 판매하는 TV홈쇼핑 업체다.
현재 두 기업은 TV홈쇼핑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T커머스 채널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 T커머스는 TV홈쇼핑과 같은 TV를 채널로 한 홈쇼핑이지만, T커머스는 녹화 방송으로 라이브 방송인 TV홈쇼핑과는 차이가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두 기업 모두 실적이 정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홈앤쇼핑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3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021년 400억원에서 지난해 270억원으로 감소했다. 공영홈쇼핑은 지난해 매출 1870억원과 영업손실 1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두 기업은 T커머스 채널을 추가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제품 판매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홈앤쇼핑의 최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은 그동안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상공인을 위해 T커머스 채널이 반드시 신설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기존 T커머스 업체들은 시장 침체 속 새로운 채널이 추가되면 오히려 경쟁 과열로 T커머스 시장이 보다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OTT의 등장으로 인한 TV 시청자 감소와 쿠팡·네이버 등 이커머스 시장 활성화로 TV홈쇼핑은 물론 T커머스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신규 채널까지 신설되면, 기존 업체들의 이익이 줄고 결과적으로 시장이 쪼그라들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T커머스 사업자는 총 10개사다. SK스토아, KT알파쇼핑, 신세계라이브쇼핑, 쇼핑엔티, W쇼핑 5개사가 T커머스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CJ온스타일, GS마이샵,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NS홈쇼핑 5개사도 TV홈쇼핑과 T커머스를 동시에 운영 중이다.
실제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1년 T커머스 채널을 운영하는 사업자 5곳의 전체 매출은 1조214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조2142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851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하고 지난해 483억원으로 줄었다.
T커머스 업체 한 관계자는 "포화 상태에 이른 T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를 추가하는 것보다 모바일 등 성장하는 시장에 어떻게 자리 잡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T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기존 T커머스 사업자들의 중소기업 제품 평균 편성 비율이 50~70%로, T커머스가 이미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판로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중소기업 전용 T커머스 채널을 신설한다는 것은 시장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