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신규 채용을 최소화하고 10월부터 재택근무도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활용과 대면 근무 등으로 기존 인력 생산성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

27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당근마켓은 전체 직원 수를 줄이거나 유지한다는 방향을 세우고 신규 채용을 최소화한다는 내용을 직원들과 공유했다. 직군은 구분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현재 재무, 마케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채용을 진행하고 있으나 일부 직군은 인력을 충원하지 않은 채 채용공고를 내렸다.

경영진은 AI 발전을 주된 이유로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인력을 충원하지 않더라도 AI를 활용한다면 직원 개개인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직원 A씨는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AI가 발전하고 있으니 위기감을 가지고 열심히 해보자'고 말했다"며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라는 취지였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IT 기업과 달리 직원을 쉽게 해고할 수 없는 국내 노동 시장 특성이 반영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는 AI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면서 올해 각각 6000명, 3600명을 감원했다. 해고 인력 추적 사이트 레이오프스는 올해 1월부터 5월 중순까지 전 세계 테크 업계에서 구조 조정 대상이 된 인원은 약 5만9000명이라고 집계했다.

하지만 국내는 대규모 해고가 어렵고 AI 도입과 경제 위기 등의 영향으로 신규 채용에 대한 유인이 줄어든 상황이다.

당근마켓은 오는 10월부터 재택근무도 전면 폐지한다. 2023년부터 지난 4월까지 주 3일 출근, 주 2회 자율 근무(재택 또는 출근) 체제를 유지했으나 5월부터 주 1회로 자율 근무를 축소했고 10월부터는 사무실 출근을 전일로 확대한다.

직원들이 대면으로 접촉하면서 업무 이야기를 나눠야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직원들 사이에선 업무 부담이 늘어나는 데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직원 B씨는 "재택근무 폐지는 예견된 일이지만 퇴사자가 지속해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신규 인력 충원이 줄어 업무 부담에 대한 불만이 나타나고 있다"며 "회사가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경영진이 AI 발전·활용 등이 아닌 새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걸맞은 인력 재분배나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당근마켓 측은 "채용 동결이나 축소는 아니다"라면서도 "빠르게 변하는 기술과 시장의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택근무 폐지에 대해서는 "구성원 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대면 근무 장점인 활발하고 긴밀한 소통과 빠른 의사결정이 더욱 필요한 시기라는 판단에 사무실 출근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