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전사적자원관리(ERP) 기업 더존비즈온(012510)이 돌연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두 자릿수대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단기적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는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보다 기존 비즈니스 설루션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플랫폼을 내놓는 방향으로 전략을 변화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업계는 그러나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 접수 약 일주일을 앞두고 컨소시엄 구성 등에 난항을 겪은 더존비즈온이 이를 포기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더존비즈온 을지타워. /더존비즈온

17일 현재 더존비즈온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1% 넘게 떨어진 5만8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 더존비즈온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준비 과정에서 기존 은행업과의 경쟁을 고려해 전략, 재무, 법률, 정보통신기술(ICT) 등 다각도의 컨설팅을 받고 사업 계획에 대한 검토와 고민을 계속해 왔다"라며 "경영진의 숙고 끝에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20개 가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업성이 있는지에 대한 내부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또 4인뱅에 도전의사를 밝힌 컨소시엄 대부분이 더존비즈온 같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특화 서비스 제공을 내세우고 있어 차별성을 꾀하기 어려운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더존비즈온은 자사 ERP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소기업, 소상공인 특화 대출을 선보이는 등의 모델을 구상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더존비즈온의 세무·회계 도입사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이를 실제로 쓰는 건 세무법인이기 때문에 데이터 보유자인 사업자 동의를 어렵다는 점, 동의를 받더라도 데이터 업데이트 주기가 결산 주기(대부분 월간) 기반으로 비교적 멀다는 점도 컨소시엄 구성에 발목을 잡은 요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더존비즈온 측은 AI 서비스 라인업 확장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존 비즈니스 설루션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 구축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철회에도 신한은행과의 협력 관계는 지속할 것이라고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더존비즈온은 이번 전략 전환을 통해 단기적 변동성 대신 장기적인 안정과 혁신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