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실외 스피커 사용은 소음공해를 낳는다. 대기오염만큼 심각한 환경문제로 꼽히지만, 관리·감독에는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2018년 6월 삼성전자(005930)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에서 스타트업으로 분사한 캐치플로우의 김태영 대표는 지향(志向)성 스피커 'S-레이'를 개발, 주변 소음을 최소화하는 설루션을 내놓았다. 핵심 기술은 초음파를 이용해 특정 방향으로만 소리를 전달하는 것이다.
40킬로헤르츠(㎑) 초음파 대역에 음을 실어 보내는 방식을 사용해 소리가 전송될 때는 사람의 귀에 안 들리지만, 사물 혹은 사람에게 부딪히면 귀에 들리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소리의 확산을 제어, 20데시벨(dB) 이상의 소음을 저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손바닥 크기의 이 제품은 기존 지향성 스피커와 달리 스피커와 앰프를 일체형으로 설계했다. 김 대표는 "일반 스피커와 지향성 스피커를 모두 내장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사용이 간편하고 설치가 용이하다"며 "영화관이나 박물관에서 특정 구역에만 소리를 전달하는 데 사용될 수 있고, 보행자 신호등이나 버스 정류장 안내 방송 등 공공시설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통·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시티 인프라로도 활용될 수 있다.
S-레이는 특히 일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정 방향으로만 소리를 전달하는 설루션이 보이스피싱 예방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일본에선 보이스피싱이 심해 은행 ATM기 앞에서 전화 통화를 하지 말자는 캠페인까지 진행 중"이라면서 "그 앞에서 통화를 할 경우 지향성 스피커가 이보다 더 크게 소리를 쏴서 상대방에게 피해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방해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음을 줄이는 취지로 개발된 지향성 설루션이 통화를 방해하는 목적의 소음으로도 활용된다는 것이다. 현재 캐치플로우는 일본 경찰과 손잡고 도쿄 주오구 은행 여러 곳에 제품을 설치하는 시범 사업을 시작했고, 센다이 등 다른 지역으로 이를 확대하고 있다.
이 외에 일본 도로공사 주요 납품업체인 세화전기와 함께 도로 사고 위험 구간에 지향성 스피커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운전자에게 경고를 주기 위한 고출력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캐치플로우는 이런 일본 사업 호조에 힘입어 여기에 수출할 기기를 만들 공장을 경기도 양주에 짓고 있다. 곧 완공을 앞두고 있다. 회사는 올해 매출 20억 원을 목표로 한다. 2027년 예상치는 100억 원으로 잡았다.
캐치플로우는 현재 사용자 자세 인식, 상황 인식 및 사용자의 감정까지 이해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영상 처리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지향성 스피커와의 융합을 통해 일본 금융 피해 예방 서비스 및 지능형 폐쇄회로(CC)TV 등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상황에 적합한 다양한 설루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제8회 서울혁신챌린지를 통해서는 AI로 시내 도로 상황을 인지, 지향성 스피커로 자동차나 보행자에게 위험 상황을 전달하는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소리를 제어하듯 방향까지 융합할 수 있다면, 단순히 소리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공간에 소리를 디자인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