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아이돌 오디션 경연 프로그램의 투표 조작사건으로 팬들이 크게 실망한 사건이 있었죠.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민재 대표(사진)는 넥스트러스트 창업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넥스트러스트는 오디션 투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조작을 방지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던 이 대표가 2019년 4월 창업했다.

이 대표는 "펀드매니저로 일할 때 블록체인 기반 기술에 투자할 기회가 있었다"며 "대중이 체감할만한 블록체인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오디션 투표 플랫폼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외적 성장으로 실시간 투표의 중요성이 증가했다"며 "반면 열악한 시스템과 잇따른 부정투표 문제로 대중의 신뢰도가 훼손됐다"고 했다.

실제 오디션 투표 조작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엠넷(Mnet)은 2016년 방송된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즌 1~4에서 제작진이 각 회차의 투표 결과를 조작하거나, 시청자 투표 전 최종 순위를 자의적으로 정해 합격자와 탈락자를 뒤바뀌게 한 후 선발해 이를 마치 시청자 투표 결과인 것처럼 방송했다. 이로 인해 해당 방송국은 방송법상 최고 수준의 제재를 받았고 해당 PD와 CP(총괄 프로듀서)는 징역 2년 안팎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기존 투표는 해킹과 조작에 취약하고 투표 결과 취합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넥스트러스트의 '마이스타픽'은 투표내역의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온라인 기반이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블록체인 서비스의 이점은 '투명성'과 '보안성'이다. 블록체인이란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을 말한다. 암호화된 거래 기록을 중앙 서버 한 곳이 아닌 여러 컴퓨터에 나눠 저장하기 때문에 위·변조와 해킹이 매우 어렵다. 오디션, 콘테스트 투표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경우, 투표 과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공개해 과정이 투명해진다. 보안성도 뛰어나 투표 신뢰도 역시 높일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 오디션 투표 플랫폼 '마이스타픽'

마이스타픽은 미스코리아 등 국내 대표 오디션 40여개 곳에 적용돼 총 210만건에 달하는 투표 내역을 보유하고 있다. 회원수도 13만명에 달한다.

주요 수익모델은 대회의 플랫폼 이용료과 유료 투표권 판매다. 뷰티 콘테스트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무료 투표권을 넘어 추가로 투표하기를 원하는 사용자에게 유료 투표권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하루에 1표는 무료지만 나머지는 유료 투표권을 도입해 대회 주관사와 수익을 공유하고 있다"며 "공정성 시비가 생기지 않도록 10만원 안팎에서 유료 투표권 모델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넥스트러스트는 글로벌 오디션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내 미인대회 경험을 발판삼아 동남아를 타깃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미스유니버스 대회는 소유권이 미국에서 태국으로 넘어간 상황"이라며 "마이스타픽을 글로벌 대회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