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연습을 하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평화를 느꼈어요. 취미로 쓰다가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하게 됐죠. 그러자 팔로어들이 ‘교본이나 강의가 없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제 글씨 쓰는 노하우를 알리고 싶어 첫 제작물인 ‘글씨를 수놓다 손글씨 워크북’을 만들었습니다.”

최원진 대표가 이끄는 부루펜랩의 손글씨 전문 브랜드 ‘글씨를 수놓다’는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부루펜랩은 손글씨와 캘리그라피(calligraphy·손 글씨 예술)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독창적이고 감동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디지털 시대 손글씨 연습으로 사업화에 나선 최원진 대표. /최원진 대표 인스타그램 캡처

주력 상품인 ‘글씨를 수놓다 손글씨 워크북’과 ‘캘리그라피 독학 연습서’는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폭넓은 소비자층에게 사랑받고 있다. 책에는 QR코드가 있어 유튜브 가이드 영상으로 연결된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 아날로그 감성의 손글씨를 실물 교재뿐만 아니라 전자책, 디지털 브러시 등 다양한 형태로도 제공하고 있다. 최 대표는 “우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정체성)는 한글 서예의 궁서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루펜랩의 독특한 점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함께 글씨 쓰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2주일 동안 주 5일 글귀를 선정해 글씨를 쓰고 공유하는 챌린지를 운영하고 있다”며 “글씨가 좋아지는 것을 서로 격려하고, 함께 쓰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보니 한 번 챌린지를 할 때마다 100명 안팎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했다.

부루펜랩 최원진 대표

현재 주요 고객층은 30~40대 여성이지만, 최근 다양한 연령대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최 대표는 “30대 여성은 주로 직장인으로 글씨를 잘 쓰고 싶어 하고, 40대 주부는 아이와 함께 글씨 연습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엔 60~70대 어르신도 치매 예방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춰 회사는 내년부터 시니어·주니어를 위한 특화 제품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시니어를 위해선 치매 예방과 인지 치료 효과에 중점을 둔 제품을, 주니어용으론 즐겁게 글씨를 쓸 수 있는 설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부루펜랩은 단순히 교재를 제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특허 출원된 만년필·붓펜 결합형 필기구를 개발했으며, 프로크리에이트 전용 브러시 등 디지털 필기 교구도 제공하고 있다.

부루펜랩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자사몰, 네이버 등 온라인 채널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책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한 판매가 전체 온라인 판매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루펜랩은 아날로그 감성의 손글씨를 실물 교재뿐만 아니라 전자책, 디지털 브러시 등 다양한 형태로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저희 같은 출판사나 작가들이 판매에 익숙하지 않을 때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어요. 특히 무형 상품인 전자책이나 디지털 브러시 같은 제품도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죠.”

최 대표는 앞으로도 손글씨의 가치를 알리고 확산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한글서예가 국가무형유산에 지정된 것을 계기로 서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뉴질랜드의 한 연구에 따르면, 손글씨를 쓴 사람이 타이핑을 하는 것보다 기억력 개선 효과가 월등히 높다고 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손글씨의 가치를 알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글씨 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