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은 단순한 패션이 아닌 삶의 일부가 되어야 합니다.”
중년 여성들의 일상을 책임지는 패션 브랜드 회사 ‘목단’의 정원경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목단은 고미술품에 자주 등장하면서 복을 상징하는 ‘목단(모란)’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2013년 브랜드 론칭 후 서촌과 연남동을 거쳐 삼청동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서촌 매장 벽 한 켠이 허전해 조명 아래 적어놓은 ‘목단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포토존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현재의 브랜드명이 됐다.
“처음에는 30~40대 여성을 타깃으로 시작했어요. 지금은 그분들이 40~50대가 되셨죠. 자연스럽게 중년 여성의 일상 스타일을 책임지는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목단의 철학은 명확하다. 빠르게 변하는 유행을 좇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옷에 담아내는 것이다. 정 대표는 “우리는 ‘예쁜 쓰레기를 양산하지 말자’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며 “몇 년을 입어도 촌스럽지 않고 멋지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목단의 옷이 특별한 이유는 중년 여성들의 체형을 세심하게 고려한 디자인에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팔뚝이나 옆구리, 허벅지 등에 살이 붙게 되는데, 그런 체형을 고려해 패턴을 만든다”며 “단순히 사이즈를 키우는 게 아니라, 허벅지 위쪽과 엉덩이는 여유 있게 하고 무릎 아래로는 날렵하게 유지하는 식으로 체형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목단은 시간이 지나도 손이 자주 가는 옷,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추구한다. 고급 소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건 이 때문이다.
정 대표는 “3년 뒤에 꺼내도 촌스럽지 않은 기본템 위주의 옷을 만들고 있다”며 “매 시즌 새로운 옷을 내놓을 때 이전 시즌의 옷과 어떻게 매치할 수 있을지 고민해 상품을 개발하고, 구체적인 스타일링 팁을 고객들과 공유한다”고 했다.
오프라인으로 시작한 목단은 현재 자사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100% 온라인으로만 사업을 벌이고 있다.
처음엔 지방에 있는 고객이 쉽게 옷을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했었다. 신상의 컬러, 소재, 질감 등 정보와 착용 영상, 이를 어떻게 매치하면 잘 입을 수 있는지 정보를 제공하고, 자사몰을 통해 이를 구매까지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블로그에서 공식 페이지로 들어가는 걸 어려워하는 고객이 많아 스마트스토어까지 열게 됐다. 여기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 이 모든 걸 합친 네이버 쇼핑라이브였다.
그는 정 대표는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실시간 1위에 오르기도 했고, 매출도 10배 가까이 늘었다”며 “쇼핑라이브는 홈쇼핑에 진출하기 어려운 작은 브랜드가 이용하기 매력적인 라이브커머스”라고 했다. 현재 목단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도 마케팅 채널로 활용 중이다.
정 대표는 목단을 옷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옷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끼고 있어요. 앞으로는 주방용품이나 홈 패브릭 등 리빙 제품으로도 영역을 넓혀갈 계획입니다. 좋은 스토리를 가진 기업들과의 다양한 컬래버(협업)를 통해 고객들이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