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진농업회사법인의 브랜드 '부자진'은 아버지와 아들을 뜻하는 '부자(父子)'와 증류주의 한 종류인 '진(Gin)'을 합친 말이다.

투자업계에서 근무해 온 조동일 대표는 영국 런던, 싱가포르 등에서 근무하며 각국의 로컬 진을 접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진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영국, 독일,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상하이(중국)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로컬 진이 있어요. 우리나라 제품만 없더라고요."

조동일 부자진 대표는 한국형 진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조 대표는 39세에 은퇴한 후 한국으로 돌아와 직접 한국형 진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마침 아버지가 운영하는 경기도 양평 소재 허브 농장이 있었고, 이는 진 제조에 필요한 재료를 공급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부자진은 2020년 국내 최초로 수제 진 '시그니처'를 출시했다. 노간주나무 열매와 캐모마일 꽃의 은은한 조화, 솔잎의 상쾌한 향, 한라봉이 더해주는 시트러스(감귤 향)와 화사함이 돋보이는 부자진의 대표 진이다.

그 결실로 2021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대상, 영국 진 마스터스 금메달에 이어 2024년 월드 진 어워드 금메달을 수상했다. 홍콩, 독일, 호주,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 진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부자진은 둥굴레, 오미자, 배초향, 헛개 등 한국의 고유한 재료만 100% 사용한다.

부자진의 특징은 100% 국산 원료만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둥굴레, 오미자, 배초향, 헛개 등 한국의 고유한 재료들을 활용해 독특한 맛과 향을 만들어낸다. 조 대표는 이러한 차별화 전략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부자진은 대중적인 런던 드라이 진(London Dry Gin)과 차별화된 시핑 진(Sipping Gin) 콘셉트를 지향한다. 단순히 칵테일 베이스로 사용되는 진이 아니라, 부드럽고 복합적인 향, 깊은 맛의 원액을 얼음과 함께 즐기는(온더록스·on the rocks) 프리미엄 진을 만든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향으로 시작해 첫맛, 중간 맛, 끝맛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맛의 레이어를 연구해 한 모금으로도 여러 맛을 즐길 수 있는 진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12가지 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반주를 즐기는 한국 고객들을 고려해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 가지 제품을 만들고 그것만 미는 것보다는,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고객들이 다양하게 향과 맛을 경험하도록 하고 싶어요. 고객이 원하는 진을 찾아가는 과정을 제공하는 게 목표예요."

조동일 대표는 양평 소재 아버지의 허브 농장에서 나는 재료를 진 제조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부자진은 도매 판매 외에도 지역특산주의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점을 활용해 네이버(NAVER(035420))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며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있다.

그는 "자사몰 운영을 해 봤지만, 주류인 만큼 성인 인증이 들어가고 이를 주기적으로 점검받아야 했다"면서 "네이버에 입점해 있는 것이 자사몰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현재는 100% 스마트스토어로만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다"고 했다.

부자진은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싱가포르에 꾸준히 수출하고 있으며, 캄보디아, 독일, 호주 등에도 진출했다. 조 대표는 해외 주류 박람회에 참가하며 직접 바이어를 만나고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조 대표는 "소주로 수출하는 것은 현지에 있는 한국인을 공략하거나 한인 레스토랑에서 일회성으로 즐길 수 있는 술로 나갈 확률이 크다"며 "현지인들이 즐기는 술로 내놓을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조 대표는 궁극적으로 양평을 '한국 진의 본고장'으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한다. 양평에 진 마을을 조성하고, 방문객에게 마실 거리, 놀거리, 체험 거리를 제공하고자 한다.

그는 "부자진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로컬 브랜드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양평으로 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한국 최초로 진이 시작된 양평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