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에서 이차전지로 사업 중심축을 전환한 종합 장비회사 에스에프에이(056190)(SFA)가 차세대 반도체, 수소연료전지 사업 신기술을 10일 공개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차전지 사업으로 성장곡선을 그리던 SFA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에, 핵심 고객사였던 스웨덴 노스볼트 계열회사의 파산으로 3분기에만 연결 기준 총 2119억원(본사 1693억원, 씨아이에스(222080) 426억)의 일회성 손실을 인식하는 등 타격을 입은 바 있다.
회사는 그간 집중해 온 반도체 물류 장비 시장을 넘어 차세대 기술을 발판으로 반도체 사업에서 공정, 검사·측정 장비 시장으로도 발을 뻗친다는 구상이다. 또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수소경제 개화에도 대비해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이차전지 외에도 회사 성장을 떠받들 다양한 먹거리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FA는 전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직원공제회관에서 테크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첨단 패키징 기술(어드밴스드 패키징)과 관련해 3차원(3D) 비접촉 패턴 형성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서로 다른 종류의 반도체를 미세한 배선으로 수직·수평으로 연결해 하나의 반도체를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반도체 고집적화·고단화에 모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회사는 관련 기술을 고객사와 공동 평가 중으로, 2~3년 안에 사업화 진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현재의 인쇄회로기판(PCB)이 글라스(유리) 소재로 대체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이를 패키징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SFA 연구개발(R&D) 1센터장을 맡고 있는 최교원 이사는 "물리적, 전기적, 광학적 특성이 우수해 '꿈의 기판'으로 불려 온 글라스 기판은 최근 수율(완제품 비율)이 올라가면서 다양한 고객사들이 뛰어들고 있다"면서 "회사는 레이저 기반으로 반도체를 수직 적층하는 방식의 패키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기술 조기 양산 돌입의 필수 전제조건인 안정적 수율 확보하기 위해 검사·측정 기술도 개발 중이다. 회사는 이를 토대로 향후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을 때 공급망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SFA는 수소연료전지가 중장기적으로 자동차용, 발전용으로 지속 성장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사업 확대에 필요한 제반 기술 개발에도 뛰어들고 있다. 기존 핵심 역량인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반도체 등 제조라인 물류 시스템 위에 수소연료전지 제조라인에 특화된 정밀 코팅 기술, 초고속 레이저를 활용한 미세 홀 가공 기술 등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노스볼트 파산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만큼 회사의 실적은 4분기부터 정상 흐름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다만 이차전지 사업은 미국 트럼프 신정부의 정책 변화와 캐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SFA는 올해 2조1162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작년보다 12.5% 늘어난 것이다. 다만 2000억원대 이상으로 추정되던 영업이익은 101억원에 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