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1조원 규모의 리사이클링 전문 기업 DS단석(017860)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핵심 사업인 바이오에너지 분야 대규모 공급 계약, 생산 공장 증설 등 연이어 호재를 발표하고 있지만, DS단석 주가는 4만원대로 추락했다. DS단석은 지난해 12월 22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당시 최고가 40만원대를 기록했다. DS단석은 9일 종가 기준 4만6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DS단석은 지난 10월 28일 미국 석유·천연가스 정제 대기업 필립스66에 1조원 규모의 지속가능항공유(SAF) 원료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SAF는 화석연료 대신 옥수수나 폐식용유 등을 재활용하거나 대기 중 포집된 탄소를 통해 생산된 친환경 항공유다.

DS단석은 SAF 제조를 위한 전 단계 처리 제품을 12월부터 2027년 11월까지 3년간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DS단석은 1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DS단석 전체 매출(1조704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DS단석 평택공장.

DS단석은 11월 25일에는 경기도 평택공장에 SAF 생산에 필수적인 전처리 공장도 증설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한 SAF 원료는 필립스66에 공급된다. DS단석은 9월에는 평택공장에서 정제한 바이오원료인 폐식용유를 에쓰오일에 공급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DS단석 주가는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DS단석은 11월 11일 보통주 1주 당 2주를 지급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배정기준일은 11월 26일이었다.

통상적으로 무상증자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실제로 11월 22일 12만8800원이었던 DS단석 주가는 25일 권리락(증자되는 주식 수에 비례해 주가가 조정되는 것)이 발생해 무상증자 기준가격인 4만2950원으로 장을 시작했고, 이날 5만5800원으로 29% 상승했다. 하지만 29일 5만9400원을 찍고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이달 9일 4만6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무상증자 이후 일시적으로 주가가 반등했고 다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 상승장에선 무상으로 주식을 공급하는 경우(무상증자)가 많지만, 하락장에선 주가가 떨어지는 기업이 많아 주식 수를 늘리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DS단석의 실적 하락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DS단석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이 7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76% 급감했다. 특히 핵심 사업인 바이오에너지 부문이 적자전환했다.

DS단석이 작년 상장 후 올해 전략적으로 바이오에너지 부문 강화에 나섰지만 이는 미래 계획으로 오히려 현재 기준으로 바이오에너지 실적이 감소하며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는 "작년 말 상장한 DS단석이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차세대 바이오 연료 기업으로 주목받으며 미래 가치가 주가에 반영됐다면, 주가 조정기를 거친 현재 실적 등 현실 가치가 주가에 보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DS단석이 오너 일가의 경영 승계를 위해 재무적투자자(FI)로 끌어들였던 사모펀드(PEF) 스톤브릿지캐피탈이 DS단석 지분을 모두 매각한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DS단석은 한구재 전 회장에서 그의 동생인 한승욱 회장으로의 경영 승계를 이뤘지만, 스톤브릿지가 주식을 처분하면서 물량이 쏟아지는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가 발생하며 주가가 하락했다.

시장에선 한승욱 회장은 경영권을 강화하고 이를 도운 스톤브릿지는 약 1500억원에 달하는 이득을 취했지만, 개인 투자자는 큰 손해를 입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