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을 눈에 보이도록 만들어, 미세플라스틱 검출과 제거까지 종합 설루션을 제공하겠다.”

디컴포지션은 간편하게 미세플라스틱을 검출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한 기업이다. 대학원에서 재료·박막공학 분야를 연구해 온 최명현 대표가 2022년 1월 창업했다. 경북 포항 한동대 석·박사 출신들이 주축이 됐다. 해로운 플라스틱, 환경 유해인자를 ‘분해(Decomposition)’해 인류 건강과 환경에 기여하겠다는 의미에서 회사명도 디컴포지션으로 지었다.

미세플라스틱이란 1㎛(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5㎜ 크기의 플라스틱으로, 페트병이나 비닐봉지 등이 잘게 부서져 생성된다.

최근 피렌체 대학교 생물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음료 등에 들어 있는 미세플라스틱이 뇌 장벽까지 침투해 뇌 인지 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된 설탕물을 먹은 꿀벌의 뇌 영상 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반 설탕물을 먹은 꿀벌과 미세플라스틱이 섞인 설탕물을 먹인 꿀벌을 비교했더니 고농도의 미세플라스틱 설탕물을 먹은 꿀벌일수록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성이 낮았다.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섭취 경로를 보면 1위가 공기, 2위가 해산물, 3위가 물이다. 특히 해양 미세플라스틱은 풍화를 통해 대기, 구름에 침투해 생활환경 곳곳으로 유입된다. 사과 1g당 22만3000개, 젖병에 158만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다.

최 대표는 “2018년 이후로 미세플라스틱의 건강상 위해성이 입증되면서 국민적 공포감은 크게 증가했으나 실질적으로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설루션을 제공하는 곳은 없었다”며 “가족과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부와 가정에서 필요한 기술과 제품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개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는 미세플라스틱 검출이 쉽지 않은 것이었다. 아직까지 공인된 표준화 방법이 나오지 않았고 나노급은 거의 검출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학원에서 SCI(Science Citation Index) 논문을 발표했는데, 당시 지식이 융합되면서 검출 키트를 개발하고 창업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세플라스틱 검출은 2억원 이상의 고가 장비를 활용해 검출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일반 소비자들이 물·과일·야채·수산물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검출하기에는 시료 1건에 30만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돼 부담이 큰 상황이다. 검출 시간도 통상 3~7일 정도가 소요된다.

디컴포지션의 미세플라스틱 검출 키트

디컴포지션이 개발한 기술은 합성 미생물을 기반으로 미세플라스틱 센서를 만들어서 플라스틱 분해효소, 화학처리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을 검출하는 방식이다. 검출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더 쉽고 빠르게 검출할 수 있다. 미생물 제제를 활용하기에 검출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고 검출 시간 또한 5시간 이하로 단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디컴포지션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미세플라스틱연구원에서 바이오센서 기반의 미세플라스틱 검출 키트에 대한 POC(Proof of Concept) 검증을 했고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이 회사는 ‘닥터플린’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 중이다. 미세플라스틱 및 환경 호르몬을 세정·분해하는 제품이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연 매출 10억원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디컴포지션은 올해 해양수산 액셀러레이팅을 진행하며 씨엔티테크에서 시드(seed) 투자를 유치했다. 10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최 대표는 “경북 포항에서 창업을 했고, 포항 앞바다는 해양 환경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검출하는 충분한 테스트베드를 제공한다”며 “수도권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연구개발(R&D) 인력을 채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연구원들이 경북, 포항 지역을 선호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미세플라스틱 검출 키트를 헬스케어 용도로 발전시키고 음용수·정수기·생활용품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검출하고 제거형 제품까지 판매하는 모델을 확고히 하겠다”며 “2026년도에 40억원 매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