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이앤에스(CENS)는 해양선박, 데이터센터 등에 수냉각(액체) 방식의 냉각시스템을 공급하는 스타트업이다. 식의약 실험실에서 일하던 수의사 출신 이주예 대표가 2024년 4월 설립했다.

그는 동물을 치료하는 수의사가 아니라 경기도에서 식품을 분석하는 수의사로 일했다. 이 대표는 “실험할 때 고집적 전력장치를 많이 사용한다”며 “그러다 실험에 문제가 생기면서 냉각시스템이 주목하게 됐고 이것이 창업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CENS는 고압 산업시설에 대한 냉각시스템 설계 용역을 수주해 7억5000만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그동안에는 전력수요가 많은 곳이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해운 물류선이나 데이터센터 등 높은 전력을 사용하는 장치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고집적 전력시설에는 그동안 에어컨처럼 공기로 열을 식히는 공랭식 냉각시스템이 사용돼 왔다. 그러나 찬 바람을 활용한 공랭식 냉각시스템은 전력 소모가 큰 데다 공간을 많이 차지해 고집적 전력시설에는 비용 부담 등으로 사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전력을 많이 쓰는 데이터센터는 총 사용 전력 절반 가까이(45%)가 서버 온도를 20~25도로 유지하는 데 쓰인다. 전력을 쏟아부어 냉방 장치를 가동하더라도 데이터센터 온도는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수냉각 방식은 고집적 전력장치를 물이 흐르는 파이프로 식히거나 특수 용액에 담궈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을 활용하면 전력 소모를 줄여 비용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CENS는 냉각시스템을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으로 개발했다. 전력량이 많은 고집적 장치들을 방수 처리한 뒤 특수 용액에 담가 열을 잡는 방식이다. 별도 파이프도 설치할 필요가 없어 공간 최적화는 물론 전력 소모까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CENS는 친환경선박용 냉각시스템에 초점을 맞췄다. 열을 잡지 못하면 선박 성능이 저하되고 수명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선박 해운물류는 좁은 공간에서 모터를 구동하는 장치”라며 “이런 선박에는 수냉각 방식 시스템이 필수인데, 그간 지멘스 같은 곳에서 수입해 사용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냉각시스템을 수입하면 지금처럼 환율이 올랐을 때는 비용 부담이 크고 해외에서 온 장치가 수리가 어렵다는 점이 단점이다.

이 대표는 “CENS가 자체 개발한 액침냉각 시스템을 활용하면 폐쇄된 환경에서 많은 열을 발생하는 친환경 선박에서 사이즈를 8% 줄이고, 해수와 판형 열교환기를 모두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CENS는 지난 6월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냉각 및 화재방지 장치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고 최근 선박 전력변환장치 수냉식 냉각시스템 CENS-A를 출시했다. 현대중공업 4MB(메가바이트) 해운 물류선박 시스템에 맞췄다. 11월부터는 중공업 3사 대상 시연회 및 연동시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CENS는 이 대표를 비롯해 LS일렉트릭에서 냉각시스템을 개발한 개발팀장 등 3명이 함께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작년 10월말부터 제품 개발을 시작했고 중소벤처기업부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면서 기술 고도화를 진행했다”며 “2026년에는 서오창테크노밸리에 양산프로세스를 구축해 연 200대씩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