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에서 깊은 바다로, 뜨거운 화재 현장으로 출동해 인명을 구조하는 잠수사와 소방사. 이들이 사용하는 공기 호흡기는 제한된 환경에서 생명 유지와 직결되기에 철저한 안전 점검이 필수적이다. 공기 호흡기의 안전성을 높여 인명 사고를 예방하는 해양수산 신기술이 있다.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해양기술개발 전문 기업 디에이치오션이 개발한 ‘호흡용 고압 공기 질 측정·분석 기술’이다. 이 기술은 잠수사와 소방사가 사용하는 호흡용 압축 공기의 기체 성분을 측정, 분석하는 것이다.
호흡용 압축공기에 유해물질인 미세먼지, 질산화물, 황산화물 등의 오염원이 포함되거나 성분비가 유해한 경우 사용자는 어지럼증이나 호흡 곤란을 느낄 수 있고 심하면 기절까지 이르는 등 상당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미국압축가스협회에 따르면, 호흡용 공기품질 성분비 적합도는 산소 20~22%, 일산화탄소 최대 10ppm(1ppm은 100만분의 1), 이산화탄소 최대 1000ppm, 오일 최대 5㎎/㎥, 수분 24ppm, 냄새 없음(E등급 기준)이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치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정상 성분비를 초과하거나 미달할 경우 인체에 유해하기에 압축공기 사용 전 공기 질 분석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디에이치오션 고압 공기를 분석기에 넣어 공기의 각 성분 농도를 측정, 분석한다. 적정 농도 범위 미만 또는 이상 시 경고음 알림과 함께 7인치 디스플레이 장치에 경고 표시를 해준다.
김도한 대표는 “이런 기술은 잠수사 등이 쓰는 공기통의 기체 안전성을 높여 인명사고 발생 빈도를 낮추어 주고 해양 안전 확보에 기여한다”고 했다.
이 기술은 기술력, 현장 적용의 안전성, 상용화 가능성,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평가받아 해양수산부의 해양수산신기술(NET) 인증을 획득했다. 이를 통해 공공부문 우선구매 대상으로 지정돼 초기 판로를 확보하고 개척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디에이치오션은 이외에도 수중스쿠터를 주력 제품으로 제조, 판매하고 있다. 프리다이빙·스쿠버다이빙 시 이동 편이나 인명 구조를 위해 수중에서 쓰인다. 김 대표는 “국내 제품은 주로 레크리에이션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작은 사이즈가 많지만, 현재 회사가 제작, 판매 중인 수중스쿠터는 2노트급, 3.5노트급으로 상대적으로 크고 속도가 빠르며, 방수·디스플레이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에이치오션은 이런 장비를 팔기 위해 잠수 교육을 하면서 한 달에 1~2번 해양쓰레기 줍기 활동도 펼치고 있다. 규모에 따라 10명에서 최대 100명이 모이는 행사다. 낚시할 때 쓰는 납으로 만든 봉돌을 많이 줍는다고 한다. 이는 헬스도구 등으로 재활용될 수 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시장이 기지개를 켜면서 지난해 회사는 약 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12억원, 내년엔 46억원으로 각각 매출 예상치를 잡고 있다.
김 대표는 “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해수부 등 정부를 상대로 2노트급 수중스쿠터 판매가 늘고 있다”면서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시장이 큰 곳을 중심으로 전시회에 참석하는 등 영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기술력도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