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재 중소기업 옴부즈만 /고운호 기자

“기업 현장을 찾아 불합리한,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를 발굴하고 해결해 나가겠다. 중견·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규제 개혁을 위해, 다시 현장에 서겠다.”

최승재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찾아가는 규제 발굴과 해결’을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21대 국회의원 등을 역임한 그는 지난 8월 20일 제6대 중소기업 옴부즈만으로 취임했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의 고충과 경영 애로,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는 독립기관이다. 현재 매월 1~2회 전국 12개 도시를 돌며 현장 방문, 간담회 등의 형태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만나 그들의 어려움을 듣고,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옴부즈만은 지난해 총 3633건의 규제를 발굴했고, 이중 1239건을 개선했다.

하지만 최 옴부즈만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는 “옴부즈만이 보다 ‘적극적인 소통’은 물론 ‘강력한 규제 해소’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불합리한 규제로 눈물 흘리는 기업과 소상공인의 진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야 하고, 철저한 분석과 정부 부처와의 긴밀한 협의 그리고 설득을 통해 규제를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옴부즈만의 대통령 직속기구 격상도 추진할 계획이다.

조선비즈는 최근 서울 종로구 중소벤처기업부 옴부즈만지원단 사무실에서 최 옴부즈만을 만났다. 최 옴부즈만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인력난 해소와 금융 규제 완화 나아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규제 완화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옴부즈만과의 일문일답.

―'찾아가는 규제 발굴’을 강조했는데.

“옴부즈만에 접근하는 경영인은 다소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기업의 생사가 걸려 있는 경영인들은 옴부즈만에 접근할 시간과 여유가 없다. 이들을 직접 찾아가 기업을 보호하는 울타리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성장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 등을 발굴해 해결해 나가겠다. ‘찾아가는 규제 발굴 그리고 해결’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옴부즈만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중견·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듣는 ‘적극적인 소통’을 양과 질적 차원에서 더욱 강화할 것이다.”

―기업이 제기한 문제, 규제 해소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옴부즈만의 일방적 소통이 아닌 기업과 옴부즈만의 양방향 소통이다. 기업이 제기한 문제, 규제 등이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 정확하게 피드백해줘야 한다. 또한 해결될 수 있다면 그 시기를 대략적으로라도 알려줘야 한다. 그래야 그 기업이 이에 맞는 비즈니스 전략을 펼칠 수 있다.

오는 겨울에 맞춰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관련 문제나 규제가 이듬해 해소된다면, 그 사업은 진행할 수 없고 이로 인해 기업이 사라질 수도 있다. 규제 관련 진행 정보를 투명하게 전달해야 기업도 이를 반영해 회사를 경영할 수 있다.”

―8월 20일 취임 후 약 두 달이 지났다. 현장을 돌며 기업 경영애로 사항을 듣고 있는데.

“한 스마트팜 기업의 어려움을 들었다. 땅에서 작물을 재배해야 농민으로 인정받고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기술 발전으로 수경재배(水耕栽培·흙을 사용하지 않고 작물을 키우는 농법), 도시형 스마트팜 등 이제는 땅이 필요 없는 기술 농업 시대에 뒤처진 지원책이었다. 강원도에서 만난 한 기업은 커피박(커피 찌꺼기)을 재활용한 신재생 에너지 기술을 개발했으나,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신산업과 친환경 산업 분야에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제도가 기술 발전 등 현실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애로사항을 발굴해 개선해 나갈 것이다.”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인력난 해소와 금융 규제 완화도 중요하다.

“옴부즈만이 주력해야 할 과제다. 인구 구조와 노동시장의 변화, 청년층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 등 여러 요인으로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엄격한 노동시간 규제는 이들의 경영에 큰 부담이 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근로시간을 유연화하거나 소규모 사업체를 위한 예외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많은 중소기업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어, 관련 비자, 고용 허가 등 이에 대한 규제 완화와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대출을 받을 때 높은 금리와 과도한 담보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정부가 보증을 강화하거나, 금융 규제를 완화해 더 쉽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옴부즈만이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최승재 중소기업 옴부즈만 /고운호 기자

―규제 발굴 후 정부 행정기관과 논의하고 실질적인 규제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옴부즈만의 핵심 역할이다.

“규제 개선이 이뤄지기 위해선 해당 규제를 관리하는 정부 부처 및 행정기관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옴부즈만이 규제 완화, 개정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부처 간의 협력을 유도해 나가는 역할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작은 규제 하나를 푸는 데에도 철저한 분석, 부처와의 긴밀한 협의, 법적 검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조율이 필수적이다.

정부 부처 및 행정기관이 규제를 개선한 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부분 때문에 해당 공무원이 규제 개선에 나서는 것을 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옴부즈만의 ‘적극행정 징계면책 건의’를 강화할 계획이다. 적극적인 규제 개선 직무 중 위법행위 등으로 공무원이 징계를 받는 경우 옴부즈만이 해당 징계권자에게 징계 면제 또는 감경을 건의할 수 있는 제도다.”

―옴부즈만의 대통령 직속기구 격상도 추진 중인데.

“규제 개선을 위해 정부 부처 및 행정기관을 설득해야 한다. 그런데 옴부즈만의 규제 개선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면 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옴부즈만을 대통령 직속기구로 격상하는 것을 추진해 획일적인 규제, 과중한 부담, 불평등한 규제 등 현장에 맞지 않는 규제를 과감하게 고쳐나가겠다. 규제 혁파의 선봉장이 돼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시장 경제를 뒷받침하겠다.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 법률을 해결해 얻는 경제적 이득 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엄청나다.”

―중견·중소기업의 해외 진출도 지원하고 있다.

“내수 시장에선 기업 성장에 한계가 있다.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관련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는 역할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나아가 네트워크 지원, 각종 수출 관련 애로사항도 발굴해 해결할 것이다.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