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 박태훈 대표는 25일 “LG유플러스(032640)의 ‘U+tv모아’ 개발자 모드에서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로그 화면을 확인하면 왓챠의 데이터를 사용한 증거가 발견됐다”며 “LG 측은 처음에는 왓챠의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다가, API 로그 화면을 제시하니 베타(시범) 서비스에 테스트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말을 바꿨고, 이후에는 서버에 왓챠 데이터가 있지만 사용은 하지 않았다고 하는 등 해당 사실에 대해 일관적인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박태훈 왓챠 대표. /뉴스1

박 대표는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기업의 기술 탈취가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투자를 미끼로 실사한 후에 유사 제품을 내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데, LG유플러스의 U+tv모아가 왓챠의 서비스를 베꼈다는 증거는 무엇인가”라는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데이터 침해 뿐 아니라 기술 탈취 의혹에 대해서도 답변했다. LG유플러스는 2022년 인수 목적으로 접근해 10개월간 상세한 기술 자료를 요구하였으며, 이후 투자 의사를 돌연 일방적으로 번복하고 왓챠피디아와 유사한 U+tv모아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게 왓챠의 주장이다. 박 대표는 “투자 파기 이후 바로 유사 서비스인 U+tv모아를 출시한 점에서 이는 기술 탈취의 결과물이라고 판단한다”며 “LG유플러스로부터 투자 실사 과정에서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선 핵심 기술 정보를 요구받았다”고 토로했다.

박 대표는 이어 “기술이나 데이터 침해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기능정의서나 기능운영전략서 등과 같은 구체적인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며 “특허청 신고를 통해 이 부분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했다. 왓챠는 지난달 LG유플러스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경법)’ 위반 혐의로 특허청에 신고한 바 있다.

박 대표는 또 “14년간 100곳 이상의 투자자와 협의를 진행하였지만, 이번처럼 과도한 수준의 정보 요구는 처음”이라며 “대기업이 중소기업, 스타트업과의 투자 협의를 빌미로 기술을 탈취하는 관행이 근절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왓챠로부터 제공받은 데이터는 왓챠와 계약에 따른 것으로, 계약의 범위에서만 활용됐다”면서 “왓챠가 제공하는 기능은 미디어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공유하고 제공되는 보편적인 기능과 디자인으로, 왓챠의 고유한 영업비밀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또 “인수를 위한 실사 과정에서 논의한 범위는 통상적인 수준이었으며, 관련 법을 저촉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행됐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