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는 초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어요. 구조적으로 감소하는 생산 인구를 대체할 외국인이 필요한데, 문제는 한국이 아직 이들을 받을 준비가 안 됐다는 겁니다. 이렇게 고립된 외국인들을 한국으로 연결하는 다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엔코위더스(enkorwithus)의 오정훈 대표는 “외국인들이 주거부터 정착까지 돕는 인프라를 원스톱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2020년 설립된 엔코위더스는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을 위한 단기 임대 플랫폼 ‘엔코스테이(Enkor Stay)’를 운영하고 있다. 유학생, 근로자, 재외 교포 등 한국에서 한 달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에게 묵을 수 있는 공간을 매칭해 주는 것이다. 외국인에게 어렵고 생소한 임대 계약을, 간편한 절차로 검증된 호스트(임대인)와 주거 단기계약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소 한 달 단위부터 예약할 수 있다.
엔코위더스는 자회사 ‘㈜엔코스테이’를 통해 ‘엔코플렉스’라는 코리빙(공동 주거 공간) 건물을 운영하며 외국인 대상 단기 임대 사업의 수익성을 증명했다. 이제는 임대인과 외국인을 연결해 주는 단기 임대 플랫폼 엔코스테이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하루 2000명이 엔코스테이를 찾고 있으며 월 활성 이용자 수(MAU)는 5만 명에 이르고 있다. 매달 예약 건수는 300건 정도다. 현재까지 누적 사용자 수는 약 1만5000명이다.
경기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제약회사 해외영업 북미 사업부를 총괄했던 오 대표는 한국을 찾은 해외 바이어 자녀들이 유학 생활 중 지낼 숙소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부업으로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며 단기 임대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문의가 많아지면서 아예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이르게 됐다.
유사 플랫폼과의 가장 큰 차이는 주거 임대 서비스만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외국인이 정착하는 데 꼭 필요한 생활 서비스를 연계한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공간을 제공하는 호스트를 모집하고, 나아가 외국인들이 우리 플랫폼을 꼭 찾아야 하는 차별점을 만들기 위해 외국인등록증 발급, 침구류 렌탈·판매, 커뮤니티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엔코스테이는 외국인과 한국인이 함께 모이고 즐기는 커뮤니티 플랫폼 ‘letsfip(레츠핍)’도 론칭했다. 엔코스테이 이용 외국인을 위한 커뮤니티로 시작했던 서비스가 테마를 가지고 모일 수 있는 별도 플랫픔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해 온 에어비앤비의 정책 변화는 엔코스테이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최근 불법 숙소 퇴출을 위해 내년부터 기존 호스트의 영업신고증 제출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향후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은 한옥체험업, 호텔업, 도시민박업 등 숙박업 신고증이 있어야만 에어비앤비 내에서 영업이 가능하다. 수요가 많은 도시 기준으로 이들은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이나 한옥체험업(한옥만 해당)으로 등록해야 한다. 외국인도시민박업의 경우 집주인이 반드시 실거주하고, 외국인만 손님으로 받아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야놀자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공유숙박으로 등록된 숙소는 3만7000여 개인데, 에어비앤비에 올라온 숙소는 7만2000개에 달한다. 절반가량은 불법인 셈이다. 서울만 놓고 보면 더 심각하다. 외국인 민박업 숙소는 2295개인데, 관련 에어비앤비 숙소는 1만7300여 개에 이른다. 서울 에어비앤비 숙소 90%는 불법이라는 것이다.
오 대표는 “에어비앤비라는 큰 공룡이 잡고 있었던 시장이 열리는 셈”이라며 “에어비앤비에서 한 달 이상 체류하던 외국인을 공략하는 것이 현재 최대 과제다”라고 했다. 공유 숙박이 아닌 단기 임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합법으로 설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엔코위더스는 보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연내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외국인을 위한 킬러 서비스’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 대표는 “숙박을 넘어 외국인 일자리 매칭이나 보험 상품 같은 금융, 비자, 교육, 소개팅 등으로 연계하는 종합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양한 파트너와 컨소시엄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엔코위더스는 주거, 커뮤니티, 관광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