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인 공영홈쇼핑이 직원 A씨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인 것이 확인됐다. 방송 제작 PD를 맡고 있는 A씨는 지난 9월 말을 끝으로 계약을 해지한 뉴월드통상과 유착 관계에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

뉴월드통상은 소고기를 사다가 이를 갈비탕, LA갈비, 불고기 등으로 제조해 홈쇼핑 등에 판매하는 축산물 가공 업체다. 작년에 이어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젖소(유우·乳牛) 불고기를 1등급 한우로 판매해 질타를 받았던 곳이다. 공영홈쇼핑은 이 건으로 중기부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고, 뉴월드통상과 9월 말을 기점으로 계약을 해지한 상태다.

지난 8월 일본 오카야마에서 펼쳐진 카레이싱 경기에 참석한 A씨(하늘색 유니폼 착용)가 김재현 뉴월드통상 대표(볼가스 모터스포츠 선수, 검은색 유니폼), 김병형 뉴월드통상 회장(노란 셔츠)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볼가스 모터스포츠 유튜브 캡처

21일 조선비즈가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공영홈쇼핑 특정감사 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공영홈쇼핑 감사실은 뉴월드통상 김병형 회장이 후원하는 레이싱 팀인 ‘볼가스 모터스포츠’ 스텝의 일원으로 지난 8~9월 해외에서 개최된 레이싱 대회에 참가한 사실을 접수하고, 사실 관계와 해당 직원의 법령 및 내부 규정 위반 여부를 감사하고 있다. 감사는 오는 24일까지 진행해 최종 25일까지 결과를 확정할 예정이다.

볼가스 모터스포츠는 뉴월드통상의 대표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재현 대표가 선수로 뛰고 있는 레이싱 팀이다. 아버지인 김 회장이 팀 대표를 맡고 있다.

감사실은 제보 내용을 기반으로 볼가스 모터스포츠 유튜브에 팀 단체 유니폼을 입고 있는 A씨의 영상 장면을 다수 포착했다.

A씨는 지난 8월 23일 연차 휴가를 내고, 같은 달 23~25일 일본 오카야마에서 열린 레이싱 대회에 참석했으며, 9월 13일에도 연차를 내고 중국 상하이 경기(9월 13~15일)에 참석한 사실이 유튜브 영상과 공영홈쇼핑 직원 휴가 내역을 통해 확인됐다.

이 시기는 공교롭게도 공영홈쇼핑이 뉴월드통상 납품 제품의 품질 문제, 김 회장의 직원 폭행 등 문제로 중기부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은 전후 시점이어서 직원들의 공분은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내부 제보자는 “특정 협력사의 부도덕하고 부적절한 만행으로 고통의 날들을 보내고 있다”면서 “그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전 임직원이 합심해야 하는 지금, 너무나 몰상식하고 이기적인 행태를 보이는 일부 직원이 있어 명명백백한 조사와 감사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A씨는 뉴월드통상 방송 상품의 담당 PD를 맡으며 김 회장 등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진다.

감사실은 회사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토대로 A씨가 뉴월드통상에 관한 기사를 유리한 방향으로 게재하고 있는 언론사에 내부 정보를 넘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 보고 있다.

감사실은 A씨가 직무 관련자인 뉴월드통상 회장, 대표와 함께 사적으로 외부 활동을 한 행위에 대해 ‘공공기관이 운영의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라 관련 법령 및 내부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검토 내용은 A씨가 부정청탁 또는 금품을 수수했는지 여부(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직무 관련자와의 거래 여부·직무상 비밀 이용 여부(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등), 공정한 직무 저해 활동 여부(임직원 행동강령) 등이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 대표가 공석인 공영홈쇼핑이 제대로 감사에 나설지 의구심을 표하는 시각도 있다. 현재 회사가 A씨만 조사 중이기는 하지만,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조력자들이 있을 것이고, 그렇기에 감사는 적정 선에서 덮어질 것이란 추정이다.

강승규 의원은 “뉴월드통상이 공영홈쇼핑 임직원을 조직적으로 포섭해 왔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특정 회사에 대한 특혜 의혹이 끊이지 않는 공영홈쇼핑에 대한 중기부 차원에서의 종합 감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2016년 설립된 뉴월드통상은 2021년부터 공영홈쇼핑에 입점해 첫해부터 272건의 방송을 했고, 322억27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해가 갈수록 ‘뉴월드통상 밀어주기’가 더해지면서 지난해엔 총 431건의 방송이 진행됐다. 전체 매출 855억3800만원 중 730억1000만원이 공영홈쇼핑 납품을 통해 발생했다. 전체 매출의 85% 비중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