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블로거, 동영상 크리에이터, 만화가, 예술가, 언론 등이 만든 지식재산권(IP)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해 무분별하게 수집, 활용되고 있지만 창작자들은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합니다. 더 이상 만들 인센티브가 없는 거죠. 장기적으론 이를 활용해야 하는 AI 산업에도 별로 이롭지 못한 일입니다. ‘스토리’는 넓은 초원에서 수많은 소가 먹기만 하고 씨앗은 뿌리지 않는 이런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스토리 개발사 PIP랩스(Programmable IP Labs)의 제이슨 자오 공동창업자 겸 최고프로토콜책임자(CPO)는 22일 서울 중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중국계 미국인인 자오는 구글의 바둑 AI ‘알파고’를 개발했던 ‘딥마인드’의 최연소 프로덕트 매니저 출신이다.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창업해 카카오(035720)에 5000억원에 매각한 이승윤 대표와 손잡고 202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PIP랩스를 설립했다.
PIP랩스는 창작자들이 자신의 지식재산권(IP)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인 ‘스토리’를 개발한다. 지속적으로 풀을 댈 수 있도록 씨앗을 심을 유인을 주겠다는 것이다. 창작자가 스토리에 IP를 등록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조항을 명시해 두면 다양한 주체들이 이에 대한 보상을 지급하고 2차로 재가공,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자오 창업자는 “스토리에서 개별 IP는 위변조할 수 없는 ‘IP 레고(개별 기능의 조각)’가 된다”며 “생성형AI가 이를 융합, 재조합하면 전혀 새로운 형태의 작품을 창작할 수 있으며, 창작자는 값비싼 중개자를 거치지 않고도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권리를 보호받고, 수익 창출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PIP랩스는 22억5000만달러(약 3조원) 기업가치로 8000만달러(약 1000억원)를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도 함께 발표했다. 이로써 회사의 누적 투자 유치금은 1억4000만달러(약 1900억원)이 됐다.
우리 돈 58조원을 굴리는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 주도로 폴리체인캐피탈, 삼성넥스트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홍콩의 억만장자 에이드리언 청을 비롯해 하이브(352820) 방시혁 의장, 패리스 힐튼 등도 PIP랩스 개인 투자자에 이름을 올렸다.
a16z에서 웹3.0 투자를 담당하는 크리스 딕슨은 “콘텐츠 제작자와 배급자가 수요, 공급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AI의 확산으로 뒤흔들리고 있다”며 “스토리는 AI 시대 많은 참여자가 경제적인 인센티브에 따라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매우 적합한 시스템이며, 이승윤 대표는 검증된 혁신가”라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스토리는 인터넷 공간에서 창의적 실험이 지속될 수 있도록 중개인을 제거하고 창작자와 AI 산업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식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