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의자 제조업체 바디프랜드가 실적 악화, 경영권 분쟁, 검찰 조사 등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2007년 설립, 국내 안마의자 시장을 개척한 바디프랜드가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위기에 처했다.

바디프랜드는 여러번 상장을 시도했으나 경영권 분쟁과 횡령 등의 혐의로 당분간 상장은 물건너 갔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바디프랜드는 현재 오너 일가 강웅철 바디프랜드 이사 측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브라더스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양측은 “회사 자금을 유용했다”며 서로를 배임·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맞고소했다.

그래픽=손민균

한앤브라더스는 또다른 PEF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과 2022년 7월 특수목적회사(SPC) ‘비에프하트투자목적회사’를 설립, 바디프랜드 지분 46.3%를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오른 회사다.

강 이사는 조경희 전 바디프랜드 회장의 사위로 바디프랜드를 공동창업한 오너 일가다. 현재 지분 38.77%를 보유, 비에프하트투자목적회사(한앤브라더스·스톤브릿지캐피탈)에 이어 2대주주다.

그러나 강 이사와 스톤브릿지캐피탈 측은 한앤브라더스와 비에프하트투자목적회사 설립 약 6개월 만인 지난해 초 마케팅·영업 등 경영 활동 관련 갈등을 겪기 시작했고, 이는 배임·횡령 등 의혹으로 번지며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올해 4월 양측은 각각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현재 강 이사는 60억원이 넘는 직무발명보상금을 횡령하고 친인척에 대한 부당 급여 지급, 해외 자금 유출 등의 혐의를 받고 있고, 한앤브라더스 최대주주로 알려진 한모씨는 고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숙박하며 2달 치 숙박비를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등 수억원대 업무상 횡령,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바디프랜드 제공

분쟁 과정에서 한앤브라더스는 바디프랜드 업무집행사원(GP) 자격을 잃으며 경영권을 박탈당했고, 현재 스톤브릿지캐피탈 홀로 바디프랜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강 이사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브라더스 측 이사회 멤버도 해임됐다. 동시에 강 이사도 사임했지만, 강 이사는 올해 3월 재선임됐다.

이와 관련 한앤브라더스 측은 “강웅철씨가 바디프랜드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수단으로 투자 사모펀드인 스톤브릿지와 한앤브라더스를 교묘하게 경영권 분쟁을 하게 만들었다”며 “스톤브릿지는 사주와 경영진의 리스크를 해소하고 문제를 개선하기는커녕 한앤브라더스와의 업무집행사원 간 협약 및 투자목적회사 정관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바디프랜드 이사회는 강 이사, 스톤브릿지 측 인사와 바디프랜드 경영을 총괄하는 지성규 공동 대표(부회장), 김흥석 공동 대표(부사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래픽=손민균

바디프랜드 실적도 악화 일로다. 바디프랜드는 2020년까지만 해도 국내 안마의자 시장 굳건한 1위였다. 한때 국내시장 점유율 60%를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2021년 경쟁사 세라젬에 1위 자리를 내줬고, 실적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바디프랜드 매출은 2021년 6110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해 4196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82억원에서 167억원으로 81%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바디프랜드는 연구개발(R&D)을 강화해 안마의자 본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침대 매트리스·정수기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며 현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바디프랜드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을 보면, 2020년 3.1%(R&D 비용 177억원), 2021년 4%(237억원), 2022년 4.8%(249억원), 지난해 5.1%(212억원)로 매년 늘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 중 매트리스 등 라클라우드 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0%를 넘기는 등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물론 아직은 안마의자 등 헬스케어 부문 매출 비중이 85.9%로 절대적이다. 바디프랜드는 미국·이탈리아·프랑스·캐나다 등 해외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디프랜드 측은 “올해 1분기 매출 1207억원, 영업이익 164억원을 기록, 각각 전년 대비 24%, 151% 증가하는 등 실적 턴어라운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