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을 이용해 피자를 만드는 스타트업 ‘고피자’는 2018년 벤처 펀드에 정부가 돈을 대는 모태펀드로부터 출자를 받은 글로벌펀드 B로부터 24억원을 투자받은 후 태국, 인도, 싱가포르 등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해 최근 태국기업으로부터 14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받았다.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은 2015년과 2024년 모태펀드로부터 출자받은 글로벌펀드 A와 K에서 138억원을 투자받았으며, 올해 여러 글로벌 벤처캐피털로부터 19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에듀테크(교육 기술) 스타트업 ‘엘리스’는 올해 모태펀드로부터 출자를 받은 글로벌펀드 V를 통해 200억원의 투자를 받는 등 글로벌 벤처캐피탈로부터 335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미국과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위쪽부터 고피자 임재원 대표,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 엘리스 김재원 대표. 글로벌펀드를 통해 성장 속도를 내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조선DB

중소벤처기업부는 1일 이런 역할을 할 2024년 글로벌펀드 운용사 15개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모태펀드 1500억원의 출자를 통해 1조2000억원 이상의 신규 펀드들이 결성될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미국 5개, 싱가포르 3개, 영국 2개, 일본 2개, 중국(홍콩 포함) 2개, UAE 1개 등 다양한 국가의 벤처캐피털이 운용사로 선정됐다.

글로벌펀드 참여를 희망한 국내 투자사들의 요청을 반영해 ‘해외 벤처캐피털-국내 벤처캐피털’ 공동 운영(Co-GP) 트랙이 신설됐고 이를 통해 국내에선 신한벤처투자, 어센트캐피탈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 등 3곳이 이름을 올렸다.

오영주 장관 취임 이후 글로벌펀드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서드프라임(미국), 아마데우스(영국), 글로벌브레인(일본), CICC(중국) 등 글로벌 대형 투자사들이 참여한 것도 주목할 점이다. 대형 투자사들은 국내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를 실행할 수 있는 자산운용 규모를 가지고 있어, 이를 통한 추가적인 투자 효과도 기대된다.

오 장관은 “글로벌펀드는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 탄생에 큰 역할을 하며, 국내 스타트업과 해외 투자자를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글로벌펀드의 투자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투자유치 효과뿐만 아니라 글로벌 투자사들의 네트워크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커다란 기회가 된다. 매년 1조원 이상의 글로벌펀드 조성을 통해 우리 벤처․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펀드는 그간 598개 국내기업에 1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당근마켓, 몰로코 등이 글로벌펀드의 투자를 통해 성장하는 등 성공 사례도 다수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