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빨간펜’으로 유명한 교원그룹의 상조(喪助) 계열사 교원라이프가 ‘펫(반려동물) 상조’ 사업에 나선다.
17일 상조업계에 따르면 교원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내 펫 상조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로써 보람상조, 프리드라이프 등 국내 상조 ‘톱3′가 모두 펫 상조 사업을 하게 됐다.
지난 2010년 교원그룹이 설립한 교원라이프는 지난해 말 누적기준 1조2801억원의 선수금(고객 월 납입 금액)을 확보, 국내 상조업계 2위로 올라섰다. 특히 LG전자와 협력해 선보인 가전·라이프케어 결합 상조 상품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교원라이프는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펫 상조 시장 진출을 꾸준히 검토했다. 지난해에는 반려인구 증가 추세에 맞춰 자사 상조 상품 가입 고객들에게 반려동물 의료비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했었다. 펫 상조 상품은 아니었다.
교원라이프는 현재 고객의 반려동물 의료비 지원 서비스를 종료했고, 상조 본업의 강점을 살려 펫 상조 서비스를 오는 6월 내 시작할 계획이다. 펫 상조는 반려동물이 숨진 뒤 사람처럼 화장(火葬)을 하는 등 장례를 치러주는 서비스다.
전문 장례지도사가 고객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 반려동물 사체 염습, 입관 후 장례식장으로 이동해 화장 후 수목장, 자택보관, 메모리얼 스톤 제작, 봉안당 안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금액은 서비스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약 200만~500만원이다. 지난해 8월 ‘스카이펫’을 출시한 보람상조가 이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교원라이프가 펫 상조 사업에 뛰어든 배경에는 펫 시장의 성장이 있다. KB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반려가구)는 552만 가구로 2020년 말과 비교해 2.2% 증가했다. 이는 국내 전체 가구의 약 26%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반려동물을 가족구성원으로 여기는 반려인들이 늘면서 사료·간식은 물론 개모차(반려동물 유모차) 등 반려동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반려동물이 숨진 뒤 장례를 치르는 ‘반려동물 장례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데, 교원라이프는 이 점을 주목했다. 교원라이프 관계자는 “상반기 내 펫 상조 상품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라이프의 펫 상조 시장 진출은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의 장남인 장동하 교원그룹 기획조정실장(부사장)이 지난 3월 교원라이프 대표이사로 복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장 부사장은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교원라이프 대표이사를 지내다 물러났다. 장 부사장 복귀 후 교원라이프는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고, 그 핵심 중 하나가 성장 잠재력을 지닌 펫 상조 사업이라는 것이다.
상조업계에선 교원라이프가 펫 상조에 그룹 여행 계열사인 교원투어의 서비스를 결합하는 상품을 선보이며 기존 시장과의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상조업계 한 관계자는 “교원라이프의 펫 상조 시장 진출로 보람상조, 프리드라이프 등 상조 톱3가 모두 펫 상조 시장에 진출했다”며 “교원라이프가 반려동물 장례 후 힐링 여행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반려동물을 잃어 슬픔에 빠진 가족들을 달래는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