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벤처투자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특히 인공지능(AI), 항공우주 등 전문 기술력을 확보한 딥테크(deep-tech)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13일 발표한 ‘벤처투자 현황 진단 및 대응 방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벤처 투자액은 1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펀드 결성액은 2조4000억원으로 42% 늘었다. 1분기 기준으로 최근 5년간(2020~2024) 벤처 투자액과 펀드 결성액은 각각 연평균 6%와 23% 증가하는 등 양호한 흐름이 지속됐다.
국내 벤처투자는 미국 등 벤처 선진국과 비교해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달러 환산시 올 1분기 국내 벤처투자는 코로나19 이전(2020년 1분기)보다 15% 증가했으나, 미국(10% 감소)·영국(8% 감소) 등은 2020년 1분기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국내 벤처투자 트렌드는 딥테크 스타트업이 이끌었다. 벤처투자회사 등의 피투자기업에 한정해 상세 분석한 결과, 딥테크 10대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지난해 말 31%에서 올해 1분기 40%로 늘어났다. 10대 딥테크 분야는 AI·빅데이터·시스템반도체·로봇·모빌리티·클라우드·네트워크·우주항공·친환경기술·양자기술·바이오·차세대원전이다.
딥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면서 1000억원 내외 대규모 투자 사례도 늘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리벨리온(AI 반도체 설계)과 ㈜업스테이지(생성형 AI 서비스) 등이 1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고, 로봇 분야에서는 한국인이 미국에서 창업한 기업인 ㈜베어로보틱스가 800억원을 투자받았다.
중기부 관계자는 “국내 벤처 투자 시장의 성장세는 2024년 계속될 전망이다”면서도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익률 등 벤처펀드 운용현황 관련 정보 제공, 비수도권 전용 펀드 2026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 조성, 국내외 벤처캐피탈(VC)들이 엄선한 국내 스타트업을 해외투자자에게 소개하는 ‘K-글로벌스타’ 프로그램 등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다각도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시장상황을 살피면서 시의적절한 정책수단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벤처투자 활성화 종합대책도 차질없이 준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