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줄 왼쪽부터) 지난 1월 7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이사가 코스피 3000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①코스피 3000 돌파… 뉴욕 증시도 급등

올해 코스피지수가 처음으로 꿈의 지수로 불리는 3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지수가 출범한 1983년 1월 이후 38년, 2007년 7월 2000선을 넘어선 지 13년 만이었다. 3000 돌파의 가장 큰 동력은 개미들이었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곤두박질치던 지수는 풍부한 유동성 속 동학개미 열풍에 힘입어 반등했다.

미국 증시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코로나·인플레이션·통화정책 우려 속에서도 뉴욕 3대 지수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S&P500 지수는 연초 이후 25% 넘게 상승하며 신고가 경신을 이어갔다.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은 3월 뉴욕 증시에 입성해 100조원대 가치를 인정받았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는 1200달러까지 상승, 시가총액이 1조달러에 이르며 ‘천슬라’ 애칭을 얻었다.

②델타·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코로나 대재앙 2년 넘게 지속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만 2년이 지났지만, 델타·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면서 대재앙이 끝나지 않고 있다. 강력한 거리두기 정책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내수경제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초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인류는 코로나 사태가 종식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기도 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 완료에도 불구, 확진자가 늘고 있다. 새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정부 방역대책도 오락가락하면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는 등 코로나19 사태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백신 부작용도 논란이 됐다. 건강하던 사람이 백신 접종 후 목숨을 잃는 일이 반복되면서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까지 나왔다. 또 접종 완료자만 식당과 카페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한 방역패스를 놓고도 인권침해와 차별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③물가 급등에 한은 금리인상…제로금리 끝

한국은행은 8월과 11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 1.00%가 됐다. 1년 8개월 동안 유지했던 제로금리를 마감한 것이다. 금리를 인상한 이유는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9년 만에 최고치(2.4%)에 이르는 등 심각하기 때문이다. 11월 물가상승률은 9년 11개월 만에 최고치인 3.7%까지 치솟았다. 한은은 내년 1분기 중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기준금리가 코로나19 이전인 연 1.25%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영란은행은 16일 기준금리를 0.1%에서 0.25%로 올렸다. 미국 연준(Fed)도 내년 중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경도 성남시 판교대장 도시개발구역 모습. /연합뉴스

④대장동 게이트·LH 땅투기·집값 폭등에 부동산 민심 폭발

올해 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업무상 취득한 정보로 경기 광명, 과천 등 신규 택지지구 후보지에 땅 투기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국민들이 공분했다. 하반기에는 ‘대장동 게이트’가 터지면서 부동산 민심이 폭발했다. 대장동 게이트는 민관 합동으로 진행된 성남시 대장동 개발의 이익이 소수 특정인에게 돌아간 것으로 드러나며 시작됐다.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측근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분’ 논란과 함께 대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집값이 상승하며 집 없는 서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1~11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17.64%, 서울은 14.04% 올랐다. 전셋값은 10.29%, 서울은 9.69% 상승했다. 집값 상승을 견디지 못한 국민은 서울에서 경기·인천으로, 다시 지방으로 밀려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페드로의 로스앤젤레스(LA)항에서 컨테이너들을 가득 실은 화물선들이 하역을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⑤반도체·요소수 부족… 글로벌 공급망 대란

코로나 사태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전 세계 산업계는 공급망 대란을 겪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현대차, 기아 등 자동차 업계는 극심한 생산 차질을 빚었다. 물류 업계는 ‘요소수 사태’로 큰 불편을 겪었다. 요소수가 없으면 경유차를 운행할 수 없다. 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을 제한, 국내 요소수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화물차 등 모든 경유차가 모두 멈출 수 있다는 공포를 겪어야 했다.

코로나로 미국 등 주요국 항구가 봉쇄되고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글로벌 해상운임이 급등했다. 수출기업들은 비싼 운임을 지불하고도 납기를 맞추지 못해 발을 굴렀다. 주요국 항만의 적체 현상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어서 기업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해외판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⑥오징어게임·지옥 등 K콘텐츠 세계 1위 등극

올해 9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징어 게임’이 83개국에서 1위를 휩쓸었다.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도전한다는 스토리에 세계 시청자들이 열광했다. K팝에 이어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 가능성을 입증했다. 11월에 공개된 ‘지옥’도 넷플릭스 비영어TV 부문에서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를 기록했다. 한편 K콘텐츠 열풍에도 수익은 대부분 넷플릭스가 독식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⑦NFT 등 가상자산 투자열풍, 암호화폐 제도권 편입

올해는 암호화폐가 제도권에 편입한 원년이었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난립했던 가상자산 거래소는 29곳으로, 원화 거래가 가능한 거래소는 4곳으로 정리됐다. 가상자산의 일종인 NFT(대체 불가 토큰) 투자가 돌풍을 일으켰다. NFT는 미술품에서 시작, 게임·영화·명품 등 다방면으로 확대됐다.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씨에 따르면 작년 3월 4000명에 불과했던 월 이용자 수가 올해 8월엔 450배 성장한 180만명으로 급증했다.

NFT 열풍에는 메타버스 확대가 한몫했다. 현실 세계를 가상공간으로 구현한 메타버스가 떠오르면서, 디지털 자산인 NFT의 가치도 치솟았다. 세계 최대 SNS 페이스북은 회사명을 ‘메타’로 바꾸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둔 지난 8월 13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⑧이재용 가석방…삼성일가 천문학적 유산 상속, 미술품 기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 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그는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나온 지 11일 만에 삼성은 반도체·바이오·로봇 등 첨단 산업에 24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고용하겠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4월 30일엔 고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유산 상속이 마무리됐다. 특히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에 있는 삼성생명 지분을 이 부회장이 더 많이 물려받아 지배력을 강화했다. 또 삼성 일가는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미술품 2만1600여 점을 기증했다.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⑨ESG·탄소중립 등 경영 패러다임 변화… 전기차 급성장

올해 경제 전 분야에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열풍이 불었다. ESG는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 활동이다. 전 세계적으로 ‘착한 기업’에 투자하려는 기조가 강해지면서 ESG 수준이 높은 기업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산업계는 탄소중립이라는 도전에도 직면하게 됐다. 정부가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보다 40% 줄이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하면서 철강·석유화학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자동차 업계는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 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규모는 올해 400만6000대(점유율 5.2%)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텍사스주 밴혼에서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호가 승객들을 태우고 발사되고 있다. /AP·연합뉴스

⑩민간 우주 여행 시작

2021년은 ‘민간 우주 여행의 원년’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올해 7월 버진 갤럭틱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과 블루 오리진의 제프 베이조스 의장이 각각 우주 비행에 성공했다. 브랜슨은 버진 갤럭틱 비행선을 타고 고도 86㎞까지 올라갔다. 베이조스도 블루오리진 로켓에 탑승해 고도 106㎞를 찍었다.

8월에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소속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민간인만 4명을 태우고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160㎞ 먼 우주 공간에 도달, 사흘 동안 지구 궤도 비행을 마치고 무사 귀환했다. 민간 우주 관광 실험에 ‘지구의 산적한 문제를 외면한 억만장자들의 유희’라는 비난도 있으나, 버진 갤럭틱의 우주여행 예약자가 600명을 넘는 등 대규모 민간인 우주 관광이 눈앞에 다가온 것만큼은 확실해졌다. 한국에선 순수 국내 기술로 쏘아 올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10월 21일 이륙 후 1단, 페어링, 2단, 위성 모사체 분리 등 모든 비행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궤도 안착에는 실패하면서 ‘절반의 성공’으로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