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오늘) 방송하는 EBS 1TV '나눔 0700'에서는 청각장애와 지체장애에도 꿈을 향해 달리는 열일곱 살 정은이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저는 박정은이고 17살, (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아이돌 그룹 세븐틴을 좋아하고 야구도 좋아해요. 음악 듣는 것도 좋아하고 잘하는 것은 미술. (소원은) 남자 친구 생기는 거예요" - 딸 박정은 양
언제 어디서나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 열일곱 살 소녀 정은이. 인기 아이돌 그룹의 춤을 신나게 따라 추고 프로야구를 응원하며, 주변에 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씩씩한 친구다. 하지만 정은이는 또래 친구들과 달리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일조차 결코 쉽지 않다. 청각장애와 지체 장애라는 복합 장애를 안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보청기 없이는 작은 소리조차 들을 수 없고, 굽은 척추가 기관지를 눌러 호흡기 치료로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 휘어진 몸과 펴지지 않는 발가락 탓에 걸음걸이는 늘 기우뚱거려 사소한 움직임조차 커다란 도전이 되고는 한다. 엄마 박지혜 씨(49)는 정은이의 굽은 손을 만져줄 때마다 딸의 장애가 자신 때문인 것만 같아 눈물을 훔친다.
"잘 때는 (앞 사람) 등에다 이마를 대고서 자요. 자는 동안 쭈그리고 뒤척이니까 애가 뱃속에서 같이 웅크리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장애가 있는 채로 태어난 것 같아요. 제 잘못이죠. 죄가 많은 엄마라고 생각하면서 울죠." - 엄마 박지혜 씨
"(건강하게 못 낳아줘서 미안하다는 엄마의 말에) 내가 몸이 이렇게 불편한 건 엄마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해." - 딸 박정은 양
북한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여의고 평생 살길을 찾아 헤맸던 엄마. 배고픔 끝에 탈북을 감행했지만, 과정 중에 강제로 북송되어 감옥에 갇히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엄마는 쪼그려 앉은 채 앞 사람 등에 이마를 기대며 감옥 생활을 힘겹게 버텨냈고, 그때 엄마의 뱃속에는 정은이가 있었다. 당시 겪었던 고된 옥살이로 정은이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것이 아닐까, 엄마는 정은이에게 항상 미안하다. 하지만 정은이는 엄마를 단 한 번도 원망해 본 적 없다. 태어나게 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일하고 돌아온 엄마를 위해 휘어진 손가락으로 따뜻한 식사를 차려내고는 한다. 아파하는 엄마의 마음을 먼저 보듬고 위로를 건넬 줄 아는 속 깊은 딸 정은이. 오늘도 엄마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정은이 치료하려면 돈 벌어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아무 일이라도 막 해요. 식당 일이든, 시골에 가서 양파를 뽑든 마늘을 뽑든 여러 곳을 다니며 일해왔는데... 딸 정은이의 치료비 때문에 일하죠." - 엄마 박지혜 씨
"일반적으로 40도만 넘어가도 수술을 고려할 수 있는데, 지금 65도가 넘어가는 아주 심한 상태입니다. (중략) 척추옆굽음증이 더 심해지면,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심폐 기능이 더 떨어지기 때문에 생명에도 지장이 갈 수 있는 상황이고요." - 정형외과 전문의
현재 정은이는 보행을 위해 다리에 보조기를 착용하고 있다. 꾸준히 드는 보조기 교체 비용과 재활 치료비를 위해서 엄마는 식당 일부터 밭일까지 안 해본 일이 없다. 당장 정은이에게 시급한 것은 65도 넘게 휘어진 척추를 바로잡는 수술이다. 방치할 경우 심폐 기능 저하로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어 수술이 절실하지만,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에 달하는 수술비와 치료비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엄마의 아르바이트 수입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정은이의 소원은 하루빨리 수술받아 훌쩍 자란 자신의 키를 재보고 싶다는 것.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많은 열일곱 살 정은이의 이야기는 오늘(5일) 오전 11시 25분 방송하는 EBS 1TV '나눔 0700'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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