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7년 만에 나온 새로운 '타짜' 시리즈다. 전편 '원 아이드 잭'(2019)이 관객들로부터 혹평을 받아 '타짜'의 명성에 흠집을 냈다는 뼈아픈 평가도 있는데, 이로 인해 '벨제붑의 노래'는 개봉 전부터 시리즈의 자존심을 되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결과적으로 마지막 편인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초심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도 보여주고, 시그니처 장면도 잊지 않으면서, 성인들의 오락 영화라는 보는 재미도 살렸다.
시리즈의 피날레 '타짜: 벨제붑의 노래'(감독 최국희, 제공배급 CJ ENM, 제공제작 싸이더스)는 동명의 허영만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세상을 다 가진 줄 알았던 장태영(변요한 분), 그리고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같은 이름의 절친 박태영(노재원 분)이 글로벌 도박판에서 다시 만나 복수의 한 판을 벌이게 되는 범죄물이다.
앞서 '타짜'(2006) 속 전설의 타짜 고니(조승우 분), 입담꾼 고광렬(유해진 분), 아귀(김윤석 분), 짝귀(주진모 분) 등이 후속편 '타짜-신의 손'(2014)에서 고니의 조카 함대길(최승현 분), '타짜: 원 아이드 잭'(2019) 짝귀의 아들 도일출(박정민 분)까지 영향을 미쳤다. 20년 간 개봉한 세 편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해왔다면 마지막 편에 해당하는 네 번째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완전히 독립적인 세계관을 지녔다. 전혀 다른 시대와 공간,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인물들의 독창적이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학창 시절부터 억세게 운 좋은 놈 장태영은 절친 박태영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하다못해 장태영이 우산을 가져온 날은 햇빛 쨍쨍하던 날도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기적이 벌어진다. 둘 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지만, 장태영은 엄마 같은 누나에게 사랑을 받고, 박태영은 종교에 영혼이 팔린 친모 때문에 비참한 삶을 경험하게 된다. 이쯤 되자 박태영은 부러움을 넘어 '세상과 신은 공평하지 않다'고 저주하고, 비뚤어진 질투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나란히 서울대에 입학한 장태영과 박태영, 의기투합해 시작한 온라인 카지노 사업이 승승장구하고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다. 사업이 성공할수록 '행운의 사나이' 장태영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박태영의 마음에는 악마가 자라난다. 어느 날 베트남으로 사업차 출장을 간 장태영은 카드 게임 한 판에 50만 불 빚쟁이가 되고, 살인청부업자 조중환(윤경호 분), 아브라함(스윙스 분) 일당에게 붙잡힌다. 알고 보니, 모든 건 박태영이 꾸민 짓이었고, 배신 당해 나락으로 떨어진 장태영은 전설적인 포커 선수 곽동욱(조우진 분)을 만나 복수를 다짐한다.
'타짜'에서 스승과 제자 구도는 1편부터 꾸준히 이어져온 핵심적인 관계 설정이자 몰입도를 높이는 서사였다. 1편은 평경장과 고니, 2편은 고광렬과 함대길 등으로 주목받았는데, 3편은 딱히 없었다. 그러나 이번 4편에서는 모든 걸 다 잃은 고니가 평경장에게 화투를 배울 때처럼, 밑바닥에 추락한 장태영이 스승 곽동욱을 죽기 살기로 따라다니면서 포커를 전수받는다.
박태영 눈에 친구 장태영은 그저 '운빨로 살아온 놈'이었지만, 재기를 위해 악착같이 노력하는 장태영에게 운이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늘 운이 따랐음에도, 남을 질투하느라 정작 자신의 것은 챙기지 못했던 박태영의 삶과 겹쳐지면서 씁쓸함을 자아내고, 이를 통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무엇보다 변요한, 노재원 두 배우의 연기가 돋보이는데, 섬세한 감정 표현도 훌륭하다. 특히 변요한은 성공의 정점에서 바닥으로 추락해 다시 복수하는 인물을 맡아 10kg 이상 감량하는 등 외적으로 변화를 줬고, 일본 배우 미요시 아야카(가네코 역)와 청불 베드신도 소화하는 등 다양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노재원은 사이코패스 면모와 1인자를 질투하는 살리에르 증후군을 오가며 열연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래퍼에서 신인 연기자로 첫 데뷔한 스윙스는 잔혹한 무법자 아브라함을 선보였는데, 전혀 어색함 없이 잘 소화해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했다. 여기에 미요시 아야카는 야쿠자 조직이 배후에 있는 기업의 본부장 가네코로 분해 마지막까지 반전을 선사한다. 영화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윤경호, 베트남 국민 배우 홍다오, 일본 배우 이하라 츠요시 등도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든다.
이처럼 다국적 배우가 나오는 만큼 '타짜4'는 화투가 아닌 카드로 종목을 바꾸면서 '눈속임'보단 스포츠 개념의 포커 게임이 중심이다. 한국, 일본, 베트남을 오가는 글로벌 도박판을 담았고, 카드를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중목은 달라졌지만, 2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교훈이 있다면, '속고 속이는 도박판 그 누구도 믿지 마라'
9월 23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129분.<
[사진] CJ ENM
[OSEN=하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