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소희가 마음을 많이 못 챙겼던 자신을 돌아봤다.

한소희는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인턴’(김도영 감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인턴’은 창업 3년 만에 패션 스타트업을 업계의 다크호스로 키워낸 CEO 선우(한소희)의 회사에 경력 37년 차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가 입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82년생 김지영’과 ‘만약에 우리’를 선보인 김도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015년 개봉해 전 세계적인 흥행을 거둔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 ‘인턴’. 원작은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주연으로, 경험 많은 70대 인턴과 젊은 CEO가 만나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쌓는 과정을 그려 국내에서도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한국판은 원작의 설정과 메시지를 이어가면서 한국의 직장 문화와 세대 간 관계를 녹여내 차별화를 꾀했다.

한소희는 극 중 패션 스타트업 ‘우투투’를 설립, 3년 만에 업계의 다크호스로 키워낸 워커홀릭 CEO 선우 역을 맡았다. 일에서는 남다른 감각과 추진력을 지녔지만 성공에 대한 부담도 점차 커지는 만큼, 일과 삶 모두에서 고민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 매일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회사에서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하려 애쓰던 중 자신의 인턴으로 들어온 기호를 만나면서 조금씩 변화한다.

‘인턴’에는 한소희의 그림이 숨어있다. 그림을 일기로 표현한 한소희는 “나를 돌아보게 하는 장치”라며 “내 생각에서 파생되어서 그림을 그리기에 일기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독님이 선우의 내면들이 집에 표현되면 좋으니까 미술 감독님과 해서 액자 작업을 해서 걸어뒀다. ‘마이네임’, ‘알고있지만,’ 등에 다 내 그림이 있다. 그림이라는 건 어떤 의미로는 다른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길이라고 요즘 더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활동한 지 10년이 됐고, 젠지 아이콘으로 주목 받고 있는 한소희지만 늘 모든 게 어렵다. 그는 “‘내가 잘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내 자신은 객관적인 평가가 안되지 않나. 그렇기에 연기라는 것이 무서운 직업이기도 하고 내가 내 연기를 평가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 더 무섭다. 많이 준비해야 하는 것도 있고 그런 과정에서 선우처럼 저도 제 마음을 많이 못 챙겼던 시기도 있었다. 요즘에는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내 자신을 잘 알아야지만 표현하는 것에 있어 확신을 가질 수 있지 않나 싶다. 너무 나만 믿지 않으려고 한다. 여태까지는 나 하나만 믿고 달려왔다면 주위도 돌아보고 물어보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지하는 방법을 몰랐던 게 아닌가 싶다. 내 판단이 맞다는 오만함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잘하면 잘될 거라는 생각도 있어서 조언을 얻는 방법을 몰랐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누군가 자신을 바라볼 때 ‘저렇게 되고 싶다’는 느낌이 들어야 ‘좋은 어른’이라는 한소희. 그는 “하루에 하늘을 몇 번 보냐는 릴스를 봤다. 생각해보면 한번도 안 볼 때가 많더라. 퇴근길에 하늘을 보면 요즘 너무 예쁘다. 고되게 일하고 집에 들어가서 하늘 5초 보는데도 너무 기분이 좋더라. 인간은 호르몬의 동물이기 때문에 마음을 내가 정리하고 다스려야 한다. 마음이라는 건 언제 망가졌는지도 모르게 망가지는 게 대다수다. 제가 생각하는 요즘 나를 챙기는 방법은 내 마음이 뭔지 잘 아는 거다. 내 기분을 파악하는 걸 집요하게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완벽주의 성향이지만 늘 놓치고 가는 부분이 있다는 한소희. 그는 “완벽하려고 하다보니 시야가 좁아지는 게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현장에서 연기하면서 내 인생을 대입했다. 주위도 살펴보고, 내 마음도 돌봐보기도 하면서 임했다”라며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가 자기 자신은 뒷전에 두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조차도 그렇고 모두가 그렇듯 일할 때는 몸과 마음을 제쳐두고 할 때가 있지 않나. 그걸 누군가는 일깨워줘야 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 정말 간단한 말인데 진심으로 누군가가 ‘밥 먹어라’, ‘잠이 보약이다’라고 해주는 거 자체에서 뭉클했다. 가장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걸 일깨워줬다는 것에 뭉클했다”고 말했다.

한층 더 깊어진 한소희는 앞으로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예정이다. 그는 “제가 했던 작품을 자주 찾아보는 편인데, 그때마다 왜 저거 밖에 못했나 짜증난다. 그때 그게 최선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생각하는 것처럼 부족한 게 보인다면 개선해 나가면 될 일이고, 부족한 게 없는 게 이상한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나아가고 성장하고 싶은 사람이라서 그 부족함을 집요하게 찾아내서 고쳐야만 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OSEN=장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