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하지원이 ‘비광’ 속 캐릭터 표현을 위한 노력을 전했다.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비광’(감독/각본: 이지원, 제공: ㈜콘텐츠지오, ㈜플레이그램, 배급: ㈜플레이그램, ㈜콘텐츠지오, 제작: ㈜에이스팩토리, ㈜지오필름) 주연 배우 하지원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내달 2일 개봉을 앞둔 ‘비광’은 톱스타 부부 중구(류승룡 분)와 남미(하지원 분)가 갑자기 나타난 중구의 딸 동주(김시아 분)로 인해 파경을 맞은 뒤 8년 후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린 동주를 구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모든 것을 걸고 진실을 파헤치는 찐한 가족 연대기다.

‘비광’은 당초 지난 2021년 9월 촬영을 마쳤지만, 개봉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더군다나 하지원에게 있어 ‘담보’(2020) 이후 약 6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만큼 더욱 특별할 터. 이에 하지원은 “저는 사실 영화를 찍고 빨리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를 엄청 고대하고 고대했다. 감독님과 둘이 ‘개봉 할까?’ 그런 대화를 엄청 많이 했다. 근데 개봉하니까 이 안에서 많은 감정이 있더라”라고 감동을 전했다.

실제 앞서 진행된 언론시사회 당시 5년만에 작품을 세상에 내놓게 된 것과 관련해 “하지원 배우와 부둥켜 안고 울었다”고 전했던바. 이에 하지원은 “감독님이 먼저 대기실에 와 계셨다. 감독님을 보자마자 제가 ‘감독님’ 하면서 안았는데 울컥하시더라. 감독님도 정말 끝까지 이 영화를 계속 만지셨다. 말로 하지 않아도 그런 걸 너무 많이 느꼈다. 이 영화가 사실 코로나 때문에 1년 미뤄진 상황이었는데, 그 시간도 감독님과 저한테는 헛되이 지나가는 시간이 아니었다. 미뤄진 1년이라는 시간도 저한테 이 영화를 준비하는 시간이었고 그만큼 많은 생각과 준비 기간이 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개봉을 마주하며 느껴졌던 것 같다”고 작품을 위한 노력들을 돌이켜 봤다.

작중 하지원은 톱스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살다가 생계형 연예인으로 전락한 남미 역을 맡았다. 하지원은 “제가 지금까지 했던 작업 중에 프리단계를 이렇게 열심히 오래 준비한 작업은 ‘비광'이 거의 1등이다. 그런 작업이 너무 좋았기때문에 현장에서 절 내려놓고 놀수 있었다. 오히려 프리 단계 때는 저도 감독님도 정말 깐깐하고 꼼꼼하게 했다. 정말 원없이 하다 보니 현장에서 감독님과 저랑 눈 마주치면 알 정도였다”고 전했다.

남미의 외적인 요소도 이지원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는 하지원은 “삶에 놓여진 어떤 생활감이 느껴져야하지 않나. 남미한테는 자존심이 명품백이랑 차였다. 본인이 톱스타였던 자존심으로 갖고 있는 거다. 그런데 아무리 자존심을 지키더라도 그녀한테 풍겨지는 느낌과 생활감은 리얼해야하지 않나. 그래서 헤어스타일도 일부러 커트를 하고 펌을 하면서 머릿결을 더 안좋게 했다. 염색 톤도 잘 안 맞다. 그런것들에서 생활속에 녹여진 느낌을 담았다. 눈썹도 더 밀고, 메이크업이나 의상이나 외적으로 남미라는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이 되게 재밌었다”고 밝혔다.

또 톱스타 시절의 남미와 차이를 둔 부분을 묻자 하지원은 “남미가 톱스타일때는 세상이 보였겠냐. 그냥 본인이 톱스타라는 자리를 생각하면서 세상을 잘 못봤을거다. 그러다 보니까 말도 거칠게 하고 싸가지 없고 세보이고 그런 느낌을 주려고 했다. 그러다가 이제 삶에 놓인 본인 자신이 보이는 거다. 그러다 보니 이 삶을 내가 밀어내고 이겨내려는 것보다 그냥 놓여서 버티는 처절한 눈빛, 대사나 호흡, 얼굴의 땀이나 메이크업에서 갭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생계형 연예인이 된 남미의 갭을 표현하기 위해 다이어트까지 감행했다고.

하지원은 “8년 전과 8년 후 사이에 살을 빼라고 2주 정도의 시간을 주셨다. 긴 머리의 과거를 먼저 찍고 원래 좀더 시간을 주고 싶었는데 촬영 스케줄때문에 저한테 양해를 구하셨다. ‘시간이 별로 없는데 (살을) 빼달라’고 하셨는데, 신기한게 목표가 있으면 그렇게 되더라. 그때는 극단적으로 안 먹었다. 원래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시간이 얼마 없어서 아예 안 먹었다. 피부과도 안 가고 운동도 안했다. 남미가 너무 건강하고 매끈해 보이면 안 되니까 그냥 쌩으로 굶었다. 올리브 오일에 달걀, 아보카도 정도만 아주 조금 먹었다. 그 기간안에 해야한다는 생각에 저도 처음으로 그렇게 다이어트를 해봤다. 그렇게 많이 굶어본건 처음”이라며 “끝나고 많이 먹었다. 지금도 많이 먹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가 하면 남미가 먹고 살기 위해 굼벵이와 개구리 먹방을 찍는 장면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지원은 “원래 제가 진짜 폭발적으로 찍은 장면이 있었는데, 너무 세서 감독님이 편집하셨다. 너무 아쉬웠다”며 “제작팀에서 배려해서 굼벵이는 비슷한 모형으로 만들어주셨다. 잎에 넣는건 다른 존재였는데, 앞에 있는 건 실제 굼벵이였다. 계속 꿈틀거리는 걸 실제로 보니까 장난 아니더라. 남미의 ‘난 이것도 할 수 있어’라는 게 잘 표현된것 같다. 갭을 표현하는것에 잘 맞는 먹방신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많은 노력을 들여 촬영에 임했지만, 하지원은 이지원 감독으로부터 “욕설연기 20점”의 굴욕을 맛봤다. 이에 하지원은 “20점은 조금….”이라며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감독님과 프리 때 신 바이 신 대사를 다 녹음했다. 대사 톤, 뉘앙스 하나까지도 익숙해져야하지 않나. 근데 저는 엄마랑 둘이 사는데 엄마가 놀래실까봐 제 방 테라스 문을 열고 나무들한테 욕설을 했다. 할 사람이 없으니까 테라스 나가서 욕하고 듣고 또 욕했다. 근데 감독님이 20점은 조금.. 80점은 기대했다. (김)시아도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었더니 ‘20점은 조금..’이라면서 잘했다고 하더라”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어 “제가 보니까 욕을 그냥 하는거랑 오랜 시간 해온거랑 차이가 있나보더라. 1년 한사람과 한 10년 한 사람이 발효되면 장 맛이 다르듯이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저는 10년이 아니라 단기간에 연습했다 보니 아무리 감정 표현을 해도 그 맛이 좀 달랐던 것 같다. 후시 녹음할 때 욕을 하는데 감독님이 ‘다시요’라고 한 100번은 한 것 같다. 저는 진짜로 그 감정으로 했는데 숙성된 맛이 다른것 같다. 엄마랑 둘이 살다 보니까 욕할일이 없어서”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사진] 해와달엔터테인먼트

[OSEN=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