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류승룡이 ‘비광’ 출연을 한 차례 고사했다고 밝혔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비광’(감독/각본: 이지원, 제공: ㈜콘텐츠지오, ㈜플레이그램, 배급: ㈜플레이그램, ㈜콘텐츠지오, 제작: ㈜에이스팩토리, ㈜지오필름) 주연 배우 류승룡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내달 2일 개봉을 앞둔 ‘비광’은 톱스타 부부 중구(류승룡 분)와 남미(하지원 분)가 갑자기 나타난 중구의 딸 동주(김시아 분)로 인해 파경을 맞은 뒤 8년 후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린 동주를 구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모든 것을 걸고 진실을 파헤치는 찐한 가족 연대기다.

류승룡은 ‘비광’에서 딸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맞서는 아빠 중구로 분했다. 그는 유독 작품 속에서 ‘짠한’ 캐릭터를 많이 맡는 이유를 묻자 “의도된 건 아니다. 그때마다 들어오는 작품을 하는데, 고사하는 작품도 있지만 분명히 선호하는 작품이 있는 것 같다. 그게 처음 읽었을 때 내 마음을 움직이는, ‘아 이거면 되겠다’ 싶은 한줄이 있는 작품”이라며 “로그라인 말고 느껴지는 감정이 있지 않나. ‘최종병기 활'처럼 ‘재밌다’거나 그런 게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비광’도 오랜만에 밀도있는 클래식한 영화 한 편을 잘 봤다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요즘 기술의 엄청난 발전으로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들 많지 않나. 저도 ‘무빙’ 찍고 점점 발전하는 AI나, 요즘 작품들을 많이 보는데 그럴수록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들이 더 명확해지는게 있는 것 같다. 제가 제주 올레랑 목공하는 걸 좋아한다. 엉뚱해서 그런지 몰라도 속도가 빨라질수록 가장 느린 이족보행에서 얻어지는 게 많더라. 그런 것처럼 기술이 발전할수록 옛날에 ‘누벨바그’같이 이야기와 정성과 진심이 농축돼있다면 CG 없는 작품들을 관객들이 오히려 더 반가워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제가 작년에 ‘그저 사고였을 뿐’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그게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제작비가 10억밖에 안 한다더라. 근데 완전 집중해서 봤다. 보면 거의 CG 없이 상상과 이야기의 힘이다. 그런 면에서 ‘비광’도 제 피부 정도만 CG고 그렇게 찍었다. 앞으로 그런 작품들도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특히 류승룡은 ‘비광’이 어떤 점에서 자신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묻자 “감독님의 편지가 제  마음을 가장 움직였다. 감독님이 ‘번지점프를 하다’ 연출로 시작하셔서 정말 오래된 영화인이다. 영화의 산 증인이시고. 왜 영화를 하게 됐고, 왜 ‘비광’을 하게 됐는지, 왜 나라는 배우와 같이 하고 싶은지를 5장 분량으로 써주셨다. 적재적소에 눈물 방울을 기가막히게 흘리셨더라. 그게 제 마음에 번져버렸다. 감독님은 진짜 울었다고 하셨는데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간 류승룡은 ‘7번방의 선물’ 갈소원, ‘염력’ 심은경, ‘킹덤’ 김혜준, ‘닭강정’ 김유정, ‘무빙’ 고윤정 등 다양한 작품에서 ‘딸 아빠’를 연기하며 ‘딸 부자’로 거듭났다. 이밖에 최근까지도 다채로운 아빠 역할을 맡았던 그는 “‘비광’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제가 ‘잠깐 아빠는 쉬어야겠다’ 생각 할 때였다”고 털어놨다.

류승룡은 “왜냐면 그때 ‘손님’도 아빠였고, ‘염력’도 아빠였고, ‘7년의 밤’도 아빠였다. 그럴때가 있지 않나. 그 뒤에 (아빠 역할을) 너무 많이 하고 그래서 ‘죄송한데 지금 이런 상황이다’라고 말씀을 드렸다. 근데 편지가 온 거다. 제가 그때 외국에 잠깐 가야했는데 그날 아침에 제발 한번 봤으면 좋겠다고 해서 뵀는데 편지를 주시더라. 비행기가 뜨고 편지를 보는데 비행기가 올라갈수록 사람이 점점 작아지지 않나. 제가 또 F다. 석양이 지면서 눈물 자국이 보이더라. 그래서 딱 착륙과 동시에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해 웃음을 안겼다.

5장 분량의 손편지만큼이나 촬영 당시에도 이지원 감독의 남다른 열정이 돋보였다고. 류승룡은 “영화를 보니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하나씩 팝콘 터지듯이 세포분열이 일어나더라. 도파민도 톡톡 터지고. 정말 2D인데 4D처럼 다 느껴진다. ‘아 저날 저랬었지’, ‘저날 정말 힘들었지’ 하면서 또 하나 느껴진 건 정말 진심을 다했다는거다. 다시 하라고 그러면 저렇게 못할것 같다. 감독님도 혼신을 다했다. 엄청 뛰어다녔다. 막판에 뛰어다니다 넘어져서 다리가 부러졌는데, 깁스 하고도 목발을 짚고도 부상투혼을 하셨다”고 감탄해 놀라움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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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