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이정은이 ‘경주기행’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경주기행’ 주연 배우 이정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는 26일 개봉을 앞둔 ‘경주기행’(각본/감독 김미조,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미시간벤처캐피탈㈜,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스튜디오하이파이브, 공동제작 유포리아이엔티)는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를 위해, 8년의 기다림 끝에 '죽이는' 여행을 떠난 네 모녀의 가족 복수극을 담은 영화다.
‘경주기행’은 2014년부터 기획해 2021년 시나리오 공모전에 발탁된 작품으로, 2024년 8월 촬영을 마친 뒤 약 2년만에 세상밖에 나오게 됐다. 이정은이 엄마 ‘옥실’ 역에 캐스팅 된 뒤 제작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럼에도 작품을 기다린 이유를 묻자 이정은은 “사실 딸들 캐스팅이 그렇게 진행됐는지 몰랐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작은 규모로 시작할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시나리오가 되게 좋아서 아마 시나리오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조금 무명이라도 갈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잡고 있었다. 나중에 딸 역할로 지금의 배우들이 캐스팅 되면서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공효진, 박소담, 이연이 각각 ‘옥실’의 딸 ‘장주’, ‘영주’, ‘동주’ 역을 맡은 가운데, 캐스팅 라인업을 처음 들었을 때 어땠는지 묻자 이정은은 “놀랐다. 어느날 소담 씨, 효진 씨가 전화와서 ‘언니 이거 하기로 했냐’더라. '나 하기로 해서 1년 기다리고 있어' 이랬더니 자기는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다더라. 그래서 제가 영화팀한테는 죄송하지만 ‘나 보곤 하지 마. 너희들이 진짜 좋아서 해야후회없다’고 했다. 내가 다 책임져줄 수는 없지 않나. 시나리오가 좋고 역할들이 좋다면 참여하는게 좋지 않겠냐고 했는데, 너무 다들 적극적으로 해서 저도 깜짝 놀랐다. 효진 씨가 저한테 힘 많이 실어주고 싶다고 하더라. ‘동백꽃 필 무렵’때 딸 키운 보람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내가 버렸지만”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이정은은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세 딸들과 함께함에 있어서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다”고 든든함을 전했다. 그는 “모든일이 캐스팅 이후로는 순조로웠다. 굉장히 적극적인 배우들이었다. 자기 의견도 내고 토론하는 것도 좋아하고 작품 보는 관점이 서로 비슷했기때문에 과정이 굉장히 순조로웠다. 현장에서 즉흥적이고 본능적인 친구들이라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효진 배우는 제가 볼때는 제가 멘토라기 보다 그쪽이 멘토다. 연기하겠다고 이쪽 산업에 뛰어든 사람으로서 봤을 때 제 인생에서 선배같다. 현장에서 제가 배울게 많고, 듬직하다. 현장 전체에 대한 배려심이 많아서 제가 어떤 작품 내에 있는 인물에 쫓기고 있을때 사실 진짜 장주가 할수있는 모든 일을 밖에서 다 해줬다. 항상 제가 액팅 하고 나면 ‘엄마 손 이렇게 해봐’ 라고 한다. 진짜 삶에서도 다 챙겨주는 관계를 맺게 돼서 든든한 오른팔이다. 그래서 극중에서 ‘행복해지고 싶다, 그만하고 싶다’고 했을때 섭섭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실제 가족같은 관계를 전했다.
또 박소담에 대해서는 “‘기생충’때 너무 희한한 인연이었다. ‘자리 피해달라’는 이야기를 하는 신이었는데, 너무 연기를 잘 하니 제가 얼굴이 빨개져서 밖에 나갔었다. 마음이 ‘뭐 저런게 다있어?’ 싶더라. 이 배우의 에너지가 엄청나다는걸 느꼈다. 영주는 눈물도 없을 것 같은 딸인데 마음이 여렸다. 계획적 면모 뒤에 여린 감성을 갖고 있는 게 소담이가 만들어낸 둘째 딸이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고 감탄했다.
그런가 하면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된 이연에 대해 그는 "정말 행동파”라고 놀랐다. 이정은은 “일상에도 적극적이다. 항상 배움이 있고 성장 있는 현장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선배나 후배를 만날때도 장점을 많이 보려고 한다. 그런게 연이가 셋째딸로서 역할을 풀어가는데 굉장히 큰 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다. 성장 가능성이 제일 높다. 나이도 너무 좋고, 언니들 전체가 다 격려해주고 있으니까. (인터뷰때) 울었다고 해서 한참 웃었다. 그리고 개봉에 대한 표현을 효진이나 저나 소담이는 덤덤하게 ‘좋다’고 하는데 연이는 ‘으악! 드디어 개봉!’ 이런 열정적인 모습이 너무 귀여운 것 같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열정이 뜨거운 친구”라고 웃었다.
특히 살인범 백상현 역으로 출연해 마지막까지 처절한 사투를 벌였던 변요한과의 호흡을 묻자 이정은은 “요한 씨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제가 복수할때도 참 미안했지만 친하다는 건 참 좋은것 같다. 격렬한 신에서도 마음껏 연기하고 나중에 어깨 치면서 ‘미안했어’ 얘기할 수 있다는 게 동료애 같고 특별했다”고 돌이켜 봤다.
또 현장에서 본 변요한의 범죄자 연기가 “너무 무서웠다”고 털어놓은 그는 “장주(공효진)하고 제가 진한 (감정) 신을 하는 장면이 있었지 않나. ‘행복해지고 싶어’하면서 눈물을 펑펑 쏟는데, 그때 요한 씨가 어떻게 등장할지 몰랐다. (변요한을 보고) 제가 장주를 버리고 도망갔다. 너무 무서워서 역할에서 빠져나가게 되더라”라며 “약간 변칙적인 움직임을 갖는데, 타조같기도 하다. 몸을 굉장히 잘 움직이는 배우다. 저하고 ‘아버지의 집밥’이라는 숏드라마를 같이 찍었다. (변요한이) 제 아들로 출연하는데, 볼 때마다 ‘이 사람이 이 사람인가?’ 싶더라. 그런건 변신인것 같다”고 극찬했다.
작중 백상현의 범죄 과정에 등장한 ‘감자탕 뼈’ 장면에 대해서도 “분명 본인이 ‘이런 게 극악무도해 보이지 않을까요?’ 하고 아이디어를 냈을 것”이라고 전한 그는 “그 다음부터 감자탕을 못먹겠더라. 원래 좋아하는데 (그 장면이) 자꾸 생각나서”라고 후유증을 전해 웃음을 더했다.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OSEN=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