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인성이 영화 '호프' 속 호불호 없는 매력으로 관객들을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작품을 향한 호불호는 있을지언정, 조인성의 열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조인성은 지난달 15일 개봉한 영화 '호프'(감독/각본: 나홍진, 제작: 포지드필름스, 공동 제작: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주)웨스트월드, 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에서 호포항의 젊은 사냥꾼 고성기 역으로 분했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조인성이 맡은 고성기는 호포항에서 돈 되는 일은 다 하는 동네 청년으로, 마을을 덮친 정체불명의 존재를 찾아 숲속으로 들어간다.

작품 속 고성기는 그야말로 고삐풀린 경주마와 같은 매력으로, 폭주 기관차처럼 달려나가는 작품 전개와 결을 함께한다. 숲속에서 압도적인 위력을 뽐내는 미지의 생명체를 직접 마주하고도 조금의 물러섬 없이 당당히 맞서 싸운다. 외계인에게 떼죽음을 당할 처지에 놓여도 도망치기는 커녕 오히려 "내가 지구인을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줄게"라고 외치며 결코 꺾이지 않는 의지로 앞을 향해 달려나간다.

조인성은 고성기에 대해 "살려고 발버둥 치는 생존력이 엿보이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어떤 공격을 퍼부어도 꿈쩍하지 않는 외계인 앞에서 대항하는 고성기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비현실성을 넘어 관객들은 어느순간 그의 강한 집념에 매료돼 응원을 보내게 된다.

이같은 조인성의 매력은 디즈니+ 시리즈 '무빙'에서 함께했던 강풀 작가도 한 차례 언급했던 바 있다. 강풀 작가는 지난달 24일 열린 '호프' 스페셜 GV에서 "같은 창작가로서 사실 조인성은 더럽게 안 죽는다. 영화 '밀수'에서 권상사는 칼을 그 정도 찔렸으면 죽었어야 된다. 근데 다 끝나고 보면 살아 있다"며 "나도 그렇다. '무빙' 때도 15년이나 사라졌다가 결국 살아 돌아왔다. 큰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조인성을 못 버리는 것 같다. '얘는 죽이면 안 돼'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웃기려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우리가 일을 하다보면 그런 게 있다. 죽이기 아까운 인물이 돼 버리거나, 이 사람의 여태까지 쌓아온 캐릭터가 있다"고 창작사로서 느낀 생각을 전했다.

해당 강풀 작가의 발언은 '호프'를 본 많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호프' 속 조인성은 자신의 잘생김을 결코 드러내지 않는다. 덥수룩한 수염과 땀내날것 같은 꾀죄죄한 얼굴로 흙바닥을 몇번이고 구르고 또 구른다. 그럼에도 '호프'를 보고나온 많은 관객들이 '조인성 앓이'를 호소하고 있다. 탈 인간급 힘을 지닌 마베이요에 의해 내동댕이 쳐지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고성기는 '인간이 맞나?'라는 의구심을 만들어 내지만, 그와 동시에 슈퍼히어로와도 같은 끈질긴 모습에 종래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어지는 지경에 이른다. 그 또한 조인성이라는 배우가 가진 힘이라는 점에서 이견이 없을 것이다. 

조인성의 열연 속에서 '호프'는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으로 수많은 '홒친자'들의 N차 관람 신드롬 일으키고 있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호프'는 지난 2일 자정을 기점으로 누적 관객수 400만명을 돌파, 흥행 순항 중이다.

한편 조인성은 '호프'와 더불어 또 다른 주연작인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감독 이창동)이 나란히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오스카) 국제장편영화 한국 대표 출품작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겹경사를 맞았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공모에는 '군체'(연상호 감독), '살목지'(이상민 감독), '가능한 사랑'(이창동 감독), '호프'(나홍진 감독), '프로젝트 Y'(이환 감독), '미스터김, 영화관에 가다'(김동호 감독) 등 총 6편이 출품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작품성과 해외 경쟁력, 감독의 국제적 위상 등을 종합할 때 사실상 한국 대표 출품작은 '호프'와 '가능한 사랑'으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일찍이 조인성은 '호프'로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데 이어 '가능한 사랑' 역시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글로벌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조인성 주연작 두 편이 오스카행 티켓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며 배우로서의 저력을 재차 입증했다.<

[사진]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OSEN=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