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이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떠나면서 마블에 대한 철옹성 같던 팬심도 빠르게 식었는데, '스파이더맨'만큼은 나올 때마다 최소 7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변함없는 인기를 확인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을 시작으로 2년마다 새 시리즈를 내놔 화제를 모았는데, 이번 '브랜드 뉴 데이'는 '노 웨이 홈' 이후 5년 만에 컴백해 팬들을 더 애태웠다. 그 결과물은 기다림을 보상받기에 충분했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감독 데스틴 크리튼, 제공배급 소니 픽쳐스)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사건으로 모두에게 잊힌 피터 파커(톰 홀랜드 분)가 자신의 정체를 기억하는 의문의 적의 등장과 DNA 변이로 통제 불가능한 힘을 얻으며 더 깊은 혼란에 빠진 가운데,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위협에 맞서는 액션 블록버스터 작품이다. 티저 예고편 공개 24시간 만에 7억 1,860만 조회수를 찍었고, 영화 예고편 최초 누적 조회수 10억 뷰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개봉 하루 전 실시간 예매율 73.4%, 사전 예매량 87만 장 돌파 등 역대급 신기록을 나타냈다. '톰스파' 3부작의 동시기 사전 예매량을 모두 뛰어넘으며 엄청난 기대감을 증명했다.

앞서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 분)가 정체를 밝혀서 인생이 엉망이 된 스파이더맨은 모든 걸 없던 일로 만들고 싶었고,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분)가 불러온 멀티버스로 인해 온 세상이 그를 잊게 된다. 이 과정에서 스파이더맨의 유일한 가족 큰엄마 메이는 사망하고, 가장 사랑하는 여자친구 MJ(젠데이아 콜먼 분)와 절친 네드(제이콥 배덜런 분)는 그를 완벽히 지워버린다. 

그렇게 모든 것을 잃고 4년 간 은둔 생활을 한 피터는 오직 스파이더맨으로서 살아간다. 경찰과 공조하면서 범죄자 소탕에만 집중하고 뉴욕은 범죄율 최저치를 달성한다. 시민들은 영웅 스파이더맨에게 열광하지만, 마스크를 벗은 피터는 아무도 없는 집에서 공허함이 커진다. '특별해서 외로운 히어로'의 삶을 감내한다.

인간 피터 파커와 영웅 스파이더맨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 우연히 MJ를 만나 심리적 충격을 받고 이후 DNA 변이로 감각 과부하 등이 오게 된다. 거미줄조차 통제하지 못하는데, 빙의술을 쓰는 강력한 초능력자 진 그레이(세이디 싱크)가 등장하고, DNA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브루스 배너(마크 러팔로 분) 박사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알고 보니 진 그레이는 피터의 과거 정체를 알고 있었고, MJ까지 위협해 다시 한번 큰 위기에 직면한다. 

이번 '브랜드 뉴 데이'는 최악의 상황과 절망 속에서 다시 태어난 스파이더맨의 모습이 주를 이룬다. 아직도 관객들의 머릿 속에는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발탁돼 어벤져스에 합류하고, 새 수트를 받고 기뻐하던 '고딩 피터'가 생생한데, 더는 소년이 아닌 어른으로 성장한 피터가 존재한다. "이제 고등학생이 아니라서.."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10대 스파이더맨의 '깨발랄'은 줄었지만, 피터의 인간적인 성장과 감정에 집중하면서 드라마의 깊이도 진화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를 어느 시리즈보다 잘 보여준다. 

액션도 흠 잡을 데 없는 최고 수준이다. 거미줄을 쏘며 뉴욕의 마천루를 자유자재로 다니는 시그니처 장면은 아찔하면서도 스릴 넘치고, 드디어 베일을 벗은 빌런 진 그레이와 대결은 마지막에 반전까지 선사한다. 강렬한 닌자 집단 핸드와의 안무 같은 액션은 남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헐크로 변신한 브루스 배너와의 난투극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스파이더맨의 조력자 프랭크 캐슬·퍼니셔(존 번탈 분)와의 구강 액션, 티키타카는 개그 콤비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감독은 피터와 그를 잊은 MJ, 네드의 관계를 급하게 매듭지으려고 하지 않는다. 세심하게 접근하면서 오히려 설득력을 더한다. 실제 연인이자 최근 결혼을 인정한 톰 홀랜드와 젠데이아의 감정 연기는 더욱 몰입감을 더한다. 

쿠키 영상은 귀여운 스파이더맨 위치 추적기와 함께 다음 시리즈를 예고하며 짧게 나온다. 

오늘(2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45분.<

[사진] 소니 픽쳐스 제공

[OSEN=하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