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계 아이돌'로 통하는 이동진 영화 평론가가 화제작 '호프'에 높은 평점을 줬다가 각종 악플 공격은 물론 의혹에 휩싸였다. 

앞서 이동진은 개인 블로그에 본인이 쓰지 않은 가짜 별점과 한줄평이 떠돌고 있다며, "영화 '호프'에 대해서 제가 쓰지도 않은 글이나 매기지도 않은 별점이 어지럽게 떠돌고 있다. 현재까지 '호프'에 대해 평한 말이나 글은 언택트톡 행사를 고지하면서 이 블로그에 썼던 문장이 전부"라며 "저는 개봉 이전에 별점을 매기지 않는다. 일반적으로는 개봉일 이후 첫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별점과 한줄평을 올린다. 화제작이 개봉을 앞두고 있을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고 점점 잦아지는 느낌이다. 영화평뿐만 아니라 하지도 않은 일이나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 얼굴도 마주한 적 없는 사람들로부터 비난받는 경우까지 종종 생긴다. 가짜가 진짜를 압도하는 세상, 그러기 쉬운 방향으로 점점 더 빨리 바뀌고 있기도 하다. 아무리 복잡하고 피곤해도 의심스러운 상황 앞에서 쉽게 판단하거나 비난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후 19일 블로그에 '호프'에 5점 만점에 별점 4개를 주면서 '기괴한 난장판 속에서 대담하게 질주하는, 영화 전체가 거대한 크레센도'라는 진짜 한 줄평을 남겼다.

그러나 '호프'는 현재 일반 관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나뉘고 있는 상황. 해당 게시물에는 댓글이 220개가 넘게 달리면서 수많은 의견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호프'를 혹평하는 일부 네티즌들은 이동진의 후한 별점이 본인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실망했다"를 넘어 여러 의혹을 제기하며 악플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직접 등판한 이동진은 "이 세상은 아직"이라는 제목으로 긴 장문의 해명과 반박 글을 게재했다.

그는 "또 씁니다"라고 입을 열었고, 애써 외면하고 싶어도 이게 제가 사는 세상이고, 앞만 바라보려고 해도 이게 제가 선택한 직업이기에 결국 아무리 피곤하고 지겨워도 쓰는 게 낫다고 또다시 판단했다. 먼지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했다.

이동진은 "나홍진 감독과 친분 없다. '곡성' '호프' 관련해 공적인 자리에서 인터뷰하거나 GV를 하면서 뵌게 전부다. 이제껏 커피 한 잔 나눈 적 없다. 전화번호도 모른다"며 "나홍진 감독이니까 그 이름값 때문에 높게 평가한 게 아니냐고들 하시지만, '호프'에 대한 제 호평은 감독이 누구인지와 무관하다. 나홍진이란 이름을 처음 듣고서 보았던 그의 첫 작품 '추격자', 나홍진 감독이 신인 티를 갓 벗고서 만든 두 번째 작품 '황해'를 제가 모두 높게 평가했던 것에 대해선 그러면 뭐라고 하실까요"라고 반문했다.

인간적인 관계를 중시하지 않았다며, '악마를 보았다' '원더랜드' '베테랑2' '외계+인' '변산' 등의 별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악마를 보았다'는 2개, '변산'은 2개, '외계+인' 2부는 2개 반, '베테랑2'는 2개 등 아주 낮은 편이다. 

한국영화계가 어려운 처지에 놓여서, 메가박스가 위기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호프'를 높게 평가한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꾸준히 제기돼 온 '한국영화라서 별 반개를 더 주는 것도 아니'라고 못 박았다. 그는 "평가에 영화의 국적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제가 별점 다섯개 만점을 매긴 한국영화는 지난 10년간 세 편 뿐이지만, 다섯개 만점인 외국영화는 매년 2~4편씩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셔도 된다"고 했다. 

이동진은 "눈치를 봐서 높게 평가한 것도 아니다. 만일 눈치를 봐야하다면 아마도 대개 두 가지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며 경제적인 이유와 사회생활을 꼽았다. 하지만 금전적인 이유로 '호프'를 골라서 GV를 할 이유가 없다고 했고, GV를 하기에 '호프'를 호평한 게 아니라고 했다. 여기에 사회생활은 지나칠 정도로 없어서 문제를 느끼고 있다며, "방송 일을 제외하면 영화인들과 거의 아무런 사회생활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 대체 누구 눈치를 보겠나, 눈치를 봐야할 무슨 이유가 있겠나"라고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이동진 평론가는 '호프'를 좋게 평가한 이유는 "단점들이 있음에도 그걸 상쇄할 정도로 매우 강력한 장점들이 있는, 매력 넘치고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영화"라며 "아직도 이유를 굳이 모르시겠다면, 그러면서 대체 왜 이 영화가 왜 좋은 거냐고 여전히 물으시겠다면, 당신은 그냥 당신이 싫어하는 영화를 제가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듣기 싫을 뿐이다. 영화는 누군가의 삶이고 운명일 수 있지만, 또 어떻게 보면 그래봤자 영화일 수도 있다. 그런데 영화 한 편 보시고나서 왜 그렇게까지 조롱을 하거나 화를 내시는 걸까요"라며 안타까운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동진은 과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2' 탑의 연기력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사실 최승현 씨의 연기가 잘 어울렸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최승현 씨가 특히 시즌2를 전체를 집약한 하나의 굉장히 기괴한 이미지 중 하나가, ‘링가링가링’하면서 돌아갈 때 팔짱을 끼고 두 사람만 돌아가는 장면이다. 다들 겁에 질려 있는데, 두 사람만 죽음 앞에서 무슨 짓이야 싶을 정도로 이상한 행동을 한다. 그게 어떻게 생각하면 ‘오징어게임2’의 핵심적인 이미지라고 생각했다. 그 장면을 보면 묘한 쾌감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사실 이게(연기가) 어울렸다고 생각하는 쪽인데 사람마다 다른 것 같고, 제가 약간 소수파 같더라"며 칭찬한 바 있다.<

[사진] '호프' 스틸컷, SNS

[OSEN=하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