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④에 이어) 영화 '와일드 씽'의 손재곤 감독이 개봉 전부터 폭발적인 관심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손재곤 감독은 28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새 영화 '와일드 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6월 3일 개봉하는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코미디 영화다. 지난 2019년 1626만 여 명의 관객을 열광시킨 코미디 관객수 1위 '극한직업'의 제작사의 새 작품으로 손재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특히 '와일드 씽'은 배우 강동원, 박지현, 엄태구가 각각 트라이앵글 멤버 현우, 도미, 상구 역을 맡아 실제 춤과 노래까지 연습하며 준비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배우 오정세가 트라이앵글의 라이벌이었던 발라드 가수 최성곤 역을 맡아 웃음을 더한다. 개봉에 앞서 일찌감치 트라이앵글과 최성곤의 SNS 및 포털사이트 정보는 물론, 극 중 트라이앵글의 히트곡이라는 '러브 이즈(Love is)'와 그에 밀려 만년 2위였던 최성곤의 히트곡 '니가 좋아'까지 뮤직비디오와 무대 영상 등이 공개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손재곤 감독은 이처럼 K팝을 소재에 접목시킨 것에 대해 "제일 처음엔 작가가 대본을 쓰고 제작사 어바웃필름과 작업했다. 어바웃필름, 작가님과 지난번 부터 작업을 해와서 함께 하게 됐다. K팝과 소재 자체는 저는 뉴스로 알고 있었다. 제가 듣던 세대의 대중음악이 있지 않나. 저희 영화에서 다루는. 그게 저와는 K팝과 더 가깝긴 하다. 그런데 영화에서 다룬 그 시절의 K팝들이 근 10년 동안 방송들을 통해 이미 많이 플레이 됐다고 생각했다. '무한도전'도 그렇고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서도 매주 플레이가 됐고, '슈가맨' 시리즈에서도 이미 플레이가 돼서 지금 세대에게도 아주 낯선 음악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다양한 느낌을 주려고 혼성그룹이 낫다고 생각했다. 작가가 먼저 선택한 것이긴 했으나, 영화적으로 조금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거라 봤다. 한쪽 성별만 있는 것보다. 그리고 이런 조합의 혼성그룹이 기억 속에서도 인상적인 지점이 분명히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점이라면 예전에는 러브스토리도 집어넣었겠으나, 요즘은 그게 딱히 필수가 아니라 생각했다. 저도 굳이 그럴 필요를 못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모티브가 된 그룹이나 참고한 팀도 있었을까. 손재곤 감독은 "특정인을 언급하게 되면 제 나름대로는 긍정적으로 언급을 하더라도 받아들일 때 그렇지 않을 수 있어서 스태프들이 조심하라고 하더라"라고 너스레를 떤 뒤 "그 시절의 많은 가수를 스터디했다. 저 뿐만 아니라 제작진이 더 많은 스터디를 하고 제시했다. 최종적으로 대본을 쓰거나 스타일링을 정할 때는 그런 것들을 다 잊었다. 이미 캐스팅이 된 과정이다 보니 배우들의 캐릭터 스토리에 집중하게 됐다. 굉장히 많은 스터디도 하고, 굳이 스터디를 하지 않더라도 인상적인 스타일링이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 분명하게 각자의 경험과 추억에 따라서 떠오르게 되는, 실존했던 가수들이 분명히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어느 스타일은 어느 그룹에서 따오고, 이 가수에서 따오고 그렇게 최종적으로 작업하진 않았다. 그렇지만 참조는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손재곤 감독은 "액션 영화와 마찬가지로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긴 하지만 실제 배우가 어느 정도 하는 것과 전적으로 기술에 의존하는 건 다르다. 그래서 저도 어느 정도는 요구한다. 그렇지만 댄스, 랩과 관련해서는 미안했다"라며 '와일드 씽' 배우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밝혔다.
그는 "노래도 초기에 강동원 씨와 이야기할 때 제가 '진짜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몇 번 술 먹다가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였나 보더라. 그래서 강동원 씨가 '감독님이 불안해 하시니 노래방에 가시죠'라고 해서 몇 번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사실 기억이 안 난다. 다른 배우는 제가 노래를 불러서 카톡으로 보내라고 하기도 했다. 촬영 전에. 그런 바람이 전달이 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실제 '러브 이즈'는 공개 직후 호평을 자아내고 있다. 손재곤 감독은 "노래가 우선 당시의 스타일에 맞아야 하고, 저도 스터디를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전적으로 전문가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 대신 모니터는 제작진 전체가 하고, 그 중에서도 그 당시 음악에 대해 아는 제작진이 있어서 저도 그 사람들의 의견을 계속 들어야 했다. 어떤 스타일인가에 대해서는 음악을 만드는 심은지 작곡가가 잘 해준 것 같다"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제가 처음 선택하기 전에는 당시 음악들을 많이 들었다. 대부분의 곡들을 저도 알고는 있는데, 다시 한번 들었다. 그런데 그때 곡들도 스타일이 많더라. 지금 들어보면 아랍풍, 레게, 메탈까지 너무 많더라. 뭘 해야 할 지 제가 주도적으로 제시했다기에는 좀 그렇다. 제가 중시한 건 곡이 마케팅을 통해 익숙해졌다고 하더라도 생각보다 많은 관객들이 극장에서 처음 듣게 된다. 그 곡을 미리 인지시키는 건 너무 어려운 이야기"라며 "낯선 곡이 단 한 번의 극장 경험으로 관객들의 마음에 들 수 있을지 걱정을 제일 많이 했다. 그래서 미리 사전에 음악감독과 작곡가한테 '단 한 번 들어도 좋아질 것'이라는 말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너무 뻔한 말이다. 다 그런 곡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래도 그게 가장 걱정 됐다. 저는 사전에 여러 데모곡을 들은 상태라 쉽게 얘기를 못하겠더라. 모니터를 거쳐야 알겠더라. 관객들이 어떻게 들을지. 아마 K팝 음악을 만드는 사람도 어떤 곡은 성공하고 어떤 곡은 실패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듯이 어떤 경우도 확신할 수는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OSEN=종로, 연휘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