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회 백상예술대상'이 막을 내린 지 6일이 지났지만, 배우 이성민의 시상식 소감을 둘러싼 온라인상의 설왕설래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영화 '어쩔수가 없다'로 남자 조연상을 거머쥔 이성민은 무대에 올라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소감을 남겼다.

문제는 앞서 발표된 여자 조연상 결과에 대한 언급이었다. 그는 "염혜란 씨가 후보일 때 얼마나 떨리던지. 혜란이가 못 받아서 욕도 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같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동료 염혜란이 고배를 마신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가감 없이 표현한 것이다. 이어 "다음이 저였는데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성민의 발언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는 뜨겁게 점차 달아올랐다. 이성민의 어조나 표정으로 보아, 수상자인 신세경에 대한 불만보다는 '염혜란은 못 받고 혼자 상을 받아 민망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이미 상을 받은 신세경 앞에서 굳이 '욕을 했다'는 표현을 써야 했나"라는 비판이 거세졌다.

동료를 향한 소신 발언일 순 있으나, 축하받아야 할 수상자 신세경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는 지적이다. 안타까운 마음을 농담처럼 던진 한마디가 시간이 흐를수록 '부적절한 발언'으로 박제되며 논란을 키운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염혜란과 박찬욱 감독이 이어 말을 더한 것이 문제라는 의견도 있지만 두 사람이 분위기 환기 차원에서 한 멘트안 것도 분명하다. 방송부문 조연상 시상자로 나선 염혜란은 "안녕하세요, 방금 떨어진 염혜란입니다"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던졌다. 이는 할리우드 시상식에서도 상을 받지 못한 배우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쿨한' 위트이자, 이성민의 발언으로 경직될 수 있는 분위기를 환기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였다.

작품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 역시 거들었다. 그는 "이 결과를 보니 진짜 공정한 심사가 이뤄졌다는 확신이 든다. 물론 염혜란 씨는 동의하지 않겠지만 이해해라. 신세경 씨도 참 잘하지 않았나"라며 팀원의 탈락을 아쉬워하는 마음과 수상자의 공로를 인정하는 마음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을 선보였다.

결국 이번 논란은 이성민의 일면 신중하지 못했던 '너스레' 한마디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케이스다. 동료를 아끼는 마음이 앞서 시상식이라는 공적인 자리의 무게감을 잠시 간과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배우 개인의 전체 인격이나 인성을 비하하는 수준으로 몰아가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현장의 분위기와 맥락을 고려한다면, 실언에 대한 아쉬움은 남을지언정 비난의 화살이 과도하게 쏟아지는 것은 가혹하다는 반응도 크다.<

[사진] OSEN DB, 더프레젠트컴퍼니

[OSEN=최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