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박시후가 영화 '신의 악단'으로 10년 만에 새 영화를 선보이는 소감을 밝혔다. 

박시후는 24일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 모처에서 영화 '신의 악단'(감독 김형협, 배급 CJ CGV, 제작 스튜디오 타겟)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영화와 근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신의 악단'은 북한 보위부 소속 장교가 외화벌이를 위해 가짜 찬양단을 조직한다는 기상천외한 설정에서 출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12명이 '가짜'에서 '진짜'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오는 31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박시후는 작품의 주인공인 보위부 소좌 박교순 역으로 열연했다.

특히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10년 만에 새 영화를 선보이게 된다. 박시후의 영화 전작은 지난 2015년 공개된 '사랑후애'이나 개봉하지 못했다. 가장 최근 개봉한 영화는 무려 2013년 공개된 '내가 살인범이다'이다. 이에 박시후 또한 "이런 인터뷰가 10년이 넘었다. 작품을 위해 하게 됐다. 예전에도 해본 적이 없었다"라며 격세지감을 표했다.

그는 "거의 15년 만에 영화 촬영이었다. 드라마만 촬영하다가 15년 전에도 드라마만 촬영하다가 영화 촬영을 한번 했는데 현장이 너무 달랐다. 드라마는 생방송 같았는데 영화는 가족 같은 분위기에 굉장히 좋았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기대를 많이 갖고 몽골에서 가족 같은 분위기에 여유롭게 촬영했다"라고 털어놨다.

다만 박시후는 "그런데 이번엔 드라마보다 더 힘들더라. 해외 로케이션 때문에 한정된 시간에 다 촬영을 해야 해서 그랬다. 한국이 아니지 않나. 로케이션 문제도 있고, 여러가지 변수도 있었다. 거희 드라마 만큼 촬영이 힘들었던 것 같다. 로케이션 촬영을 한달 반에서 두달 정도 머물렀다"라고 밝혔다. 

실제 몽골 설원에서 영하 40도에 육박하는 강추위에도 버티며 촬영했던 박시후는 북한군 장교를 맡아 북한사투리, 악단 단원으로 합류하는 씬을 위해 노래까지 해가며 연기했다. 박시후는 이러한 역경에도 '신의 악단'에 끌린 이유에 대해 "제가 영화 '7번방의 선물'을 재미있게 봤다. 같은 작가님이 쓰셨다고 들어서 당연히 읽어봐야 한다는 생각에 읽어봤다. 대본을 보면서 굉장히 느낌이 좋았다. 대본의 힘에 끌렸다. 인물 교순이 냉철하고, 물불을 안 가리고 성공을 위해 달려가다가 악단을 만나 교화되는 과정도 그렇고 마지막에 감동이 있는 시놉시스에 많이 끌렸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북한 사투리는 정말 너무 힘들었다. 너무 생소하니까. 1대1로 개인 레슨 받으면서 전문적으로 가르쳐주시는 선생님한테 녹음해달라고 해 현장에서 수십번, 수백번 들으면서 외웠다. 촬영 전까지 계속 들으면서 그렇게 연습했다. 촬영장에서도 끊임없이 연습했다. 그 방법 밖에 없더라. 충청도 사투리면 편했을 텐데, 고향이라서. 옛날에 '청참동 앨리스' 때는 충청도 사투리를 가끔씩 써서 편하게 했는데 이번에도 열심히 했다"라며 웃었다. 

그는 "추위가 어마어마 했다"라고 헛웃음을 지으며 "첫 촬영 때 눈물 콧물이 가만히 있어도 나오는데 또 얼더라. 딱 5분 만에 카메라도 멈췄다. 카메라 녹이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 정도로 추웠다. 거의 영하 38도였다. 이 촬영을 어떻게 마무리할까 싶었다. 그런데 워낙 첫 촬영이 추워서 초반엔 실내 씬으로 몰고, 2주 정도 촬영한 뒤 밖에 나오니 날씨가 많이 풀려서 영하 20도였다. 그래서 배우들이 동상도 많이 걸렸다. 저는 괜찮았다. 몇 분들이 고생하셨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또한 "노래는 제일 힘들었다. 좀 빼주면 안 되냐고 했다. 다른 분들은 성악가. 아이돌 출신도 있어서 다 잘한다. 저는 반의 반도 못 따라가는 수준이었다. 촬영장에서도 연기함면서도 마지막까지도, 제발 노래 좀 빼주면 안 되냐고 했다. 그런데 촬영 현장에서 노래를 하면서 노래를 잘한다기 보다 감정에 충실했다. 그 감정이 걱정했던 것보다 괜찮았다. 현장에서도 노래를 잘한다기 보다 감정을 살린다는 느낌으로 임했다"라며 말했다. 

10여 년의 영화 공백기. 박시후는 그 사이 HBO 한국 론칭작 '멘탈리스트'를 촬영했으나 HBO의 한국 진출이 무산되며 공개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그는 "촬영은 다 끝냈다. 기대작이라 많은 예산에 신경도 많이 쓴 작품일 텐데 HBO가 한국에 들어오거나, 넷플릭스가 HBO를 인수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기대도 해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최근 불황인 영화 시장에 대해서도 "무조건 잘 된다.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영화에 임했다"라고 웃으며 "그런 생각보다 기대감과 설레임과 예전 15년 전 느낌, 감정이 생각나는 것 같다. 오랜만에 또 영화 촬영을 하다 보니까. 15년 전 설렘과 기대감이 지금과 비슷한 것 같다. 안 될 거라는 걱정보다는 잘 될거라는 기대감만 갖고 왔다"라며 웃었다.

이어 "작품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다. 그런 생각이기 때문에 작품 고를 때 굉장히 신중하다. 그래서 그런지 작품이 마음에 안 들면 1년, 2년이라도 그냥 쉰다. 이번 작품도 다음 나올 영화 '카르마'도 자신이 있어서 선택했다"라며 "캐릭터보다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기준은 없다. 장르도 상관 없다. 첫 느낌을 중요하게 여긴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사진] 후팩토리, 스튜디오 타겟 제공.

[OSEN=연휘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