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대홍수’가 국내 시청자들의 혹평 속에서도 글로벌 1위를 3일 연속 지켜냈다.

23일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대홍수’는 지난 22일 기준, 한국을 포함한 92개국 넷플릭스 TOP10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 중 71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홍수’는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  'PMC: 더 벙커' 등의 작품으로 극한의 상황에 놓인 인물의 다층적인 감정을 다루어 특유의 섬세한 연출력으로 호평을 받아온 김병우 감독이 연출을 맡아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19일 공개 직후 넷플릭스 영화 TOP10 정상에 오른 ‘대홍수’는, 21일 글로벌 1위를 기록한 이후 3일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하며 흥행력을 입증하고 있다. 단기간 화제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시청 지표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다만 글로벌 성적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SF와 재난물의 결합이라는 낯선 시도, 전개 방식 등을 두고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김병우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호불호 반응에 대해 비교적 담담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홍수’라는 제목은 단순한 재난을 뜻하는 게 아니라, 노아의 대홍수처럼 새로운 세계와 종의 이야기까지 연상시키는 키워드라고 생각했다”며 “결국 이 영화는 재난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 인간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열에 일곱, 여덟 분이 좋아하실 거라 생각하고 만든 영화는 아니었다. 좋은 이야기든 나쁜 이야기든, 이야기를 계속해 주시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주연 배우 김다미 역시 극명하게 갈리는 반응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처음엔 중간 정도의 반응을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호불호가 이렇게까지 갈릴 줄은 몰랐다”며 “영화가 보는 사람마다 다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예비 시청자들을 향해 “재난물이라기보다 인간의 사랑과 감정에 대한 이야기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국내 혹평을 둘러싼 분위기와 관련해 작가 허지웅이 한층 더 날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정말 X까고 있다 생각한다”며 “저는 ‘대홍수’가 그렇게까지 매도되어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도파민을 시기 적절한 시점에 치솟게 만들지 못하는 콘텐츠를 저주하고, 더불어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내의 엇갈린 평가 속에서도 글로벌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은 ‘대홍수’가, 앞으로 또 어떤 기록을 써 내려갈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 넷플릭스

[OSEN=유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