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송중기가 영화 '보고타'를 통해 배운 스페인어로 아내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를 비롯해 두 자녀와 이야기 나누는 바를 밝혔다.

송중기는 23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개봉을 앞둔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감독 김성제, 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영화사 수박·이디오플랜, 공동제작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약칭 '보고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보고타'는 희망 없는 인생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곳 콜롬비아의 보고타, 지구 반대편 남미에서 밀수시장에 뛰어든 한국인들의 생존기를 그린다. 송중기는 극 중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을 꿈꾸는 청년 국희를 맡았다.

5년 전 콜롬비아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시작해 스페인어를 공부하며 '보고타'에 임한 송중기. 그는 스페인어 공부에 대해 "진짜 재미있었다"라며 눈을 빛냈다. 이어 "프로덕션에서 저보다 5살 정도 어린 한국 남자 분이 스페인어를 알려줬다. 한국에서 태어나긴 했는데 아기 때부터 콜롬비아로 이주한 친구라 30년 넘게 보고타에서 가족들과 다같이 살고 있는 친구를 프로덕션에서 섭외했다. 그 친구가 저희 배우들 스페인어를 다 알려줬다. 제가 보기엔 선생님을 잘 만난 것 같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송중기는 "또 제 성격이 워낙 오지랖이 넓어서 현지 콜롬비아 스태프들하고 친해지면 많이 편집됐는데 죄다 욕이었다. 현지 스태프들이 그냥 귀여운 거다. 머리 짧게 자른 친구가 걔들이 보기엔 제가 35세인데 스물 몇 살로 보였나 보더라. 꼬맹이 같은 애가 스페인어 배운다고 욕도 배우고 하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도 외국사람이 언어 배우면서 욕하면 귀엽게 보듯이 귀여워 보였나 보더라. 그래서 더 잘 알려줬다"라며 웃었다.

또한 "스페인어 특유의 리듬이 저랑 조금 맞더라. 스페인어는 지금도 공부하고 있다. 하다 보니까 재미가 생겼다. 제가 조금 더 의욕이 생겼다. 콜롬비아 현지 배우들하고 호흡을 맞출 때 조금 더 욕심이 생겼다. 현지에 있으니까 거기에서 뭐 하겠나. 쉬는 날도, 현지 스태프들이나 현지 사람들하고 뭐라도 얻어가려고 제가 약간 프로덕션 바운더리 밖에서 배워온 스페인어로 현장에서 써먹을 때 희열도 있었다. 편집되긴 했지만, 안 아쉬울 순 없는데 영화를 개봉하는 결정권자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스페인어를 쓸 수 있는 다른 작품도 찾아보겠다"라며 "일상에서는 와이프랑 나누고 있으니까"라며 웃었다. 실제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의 모친이 콜롬비아 사람이기도 한 바. 송중기는 "제 일상이니까"라고 담담하게 말하며 "아기 키우는 분들도 아시겠지만 언젠가 제 아이가 저보다 스페인어를 잘 할 때가 있을 거다. 영어가 됐든. 제가 뒤처지면 안 되지 않겠나. 의사소통이 안 되면 안되니까"라고 말했다.

'보고타'는 오는 3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인터뷰④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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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하이지음스튜디오 제공.

[OSEN=연휘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