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회 청룡영화상’이 막을 내렸다. 혼외자 스캔들과 사생활 논란으로 주목받은 배우 정우성의 사과만 남았을 뿐 최근 하늘나라로 떠난 고(故) 김수미 추모는 없었다.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가장 관심을 받은 인물은 정우성이었다. . 최근 문가비의 혼외자 및 양다리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후 첫 공식석상이었기 때문.

정우성은 시상식 직전까지도 참석이 불투명했지만 굳은 표정으로 마침내 카메라 앞에 섰다. 이날 최다 관객상 시상자로 황정민과 나선 정우성은 긴장한 얼굴이었다.

정우성은 “‘서울의 봄’을 관람해 주신 모든 관객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면서도 “저는 오늘 ‘서울의 봄’과 함께 했던 모든 관계자들에게 저의 사적인 일이 영화의 오점으로 남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제게 사랑과 기대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염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모든 질책은 제가 받고 안고 가겠다.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외쳤다.

영화인으로 용기를 낸 정우성을 향해 소속사 후배 임지연과 고아성을 비롯해 김고은, 탕웨이, 이제훈, 한지민, 구교환, 정해인, 박해준, 이혜리, 라미란, 이성민, 이희준, 염혜란, 이정하, 박주현, 이주명 등 뜨거운 박수로 격려했고, 후배들은 환호하며 힘을 불어넣어줬다.

비록 정우성은 시상식 내내 굳은 표정이었지만 시상을 마친 뒤 객석으로 돌아왔고 ‘서울의 봄’이 작품상을 받는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했다.

그런데 이날 고 김수미 추모 시간은 없었다. ‘청룡영화상’이 고인이 된 영화인들을 추모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 것.

고 김수미는 불과 한 달 전에 사망했다. 지난달 25일 향년 7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심정지 상태로 구급차에 실려 서울 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사인은 고혈당 쇼크에 따른 심정지로 알려졌다.

연예계가 충격에 빠졌고 많은 이가 ‘국민 엄마’ 고 김수미의 사망에 애도를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해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로 관객들을 만나기도 하는 등 꾸준히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펼쳤다. 그런데 ‘청룡영화상’은 고 김수미 추모를 생략했다.

지난 2017년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는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 김주혁을 비롯해 김지영, 윤소정, 김영애를 애도하는 시간을 마련했던 바. 2018년에도 고 신성일을 추모했다. 하지만 이번 청룡영화상은 올해 떠난 영화인들을 추모하지 않았다.

이에 누리꾼들은 “청룡영화상 실망이다”, “기괴하다”, “대선배 추모는 못할 망정”, “고 김수미가 영화사에 큰 영향을 끼친 분인데 추모도 하지 않다니”,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OSEN DB, 방송 캡처

[OSEN=강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