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김민희 ‘불륜 커플’이 또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다. 해외 평단과 관객들을 매료시킨 영화 ‘수유천’이 국내 영화 팬들에게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18일 개봉한 ‘수유천’은 촌극제가 열리는 한 여대에서 벌어지는 스캔들을 그린 작품이다. 여대 강사 전임(김민희 분)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배우 겸 연출가인 삼촌(권해효 분)에게 대학에서 연극을 연출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촌극하는 학생들 사이에 스캔들적인 사건이 하나 일어나고, 전임과 외삼촌은 그 사건에 가볍게 끼어들게 된다.
국내 영화계에서 맹활약 하던 김민희는 22살 연상인 홍상수 감독과 2016년 열애설에 휩싸이며 불륜의 증심에 섰다. 홍상수 감독에게 가정이 있는데도 2015년 개봉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통해 호흡을 맞춘 뒤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했기 때문. 홍상수 감독의 이혼이 성립되지 않은 상황이라 여전히 이들에겐 불륜 꼬리표가 달려 있다.
이 때문에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 외에 다른 작품에는 일절 출연하지 않고 있다. ‘수유천’까지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협업한 영화는 모두 15편.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서만 연기를 펼치고 있는 김민희는 이번 ‘수유천’에서도 여주인공 전임 연기는 물론 제작실장을 맡아 연인 홍상수 감독을 도왔다.
두 사람을 바라보는 국내 반응은 싸늘하지만 해외에선 칭찬일색이다.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통해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2020년 뉴욕타임스 The New York Times 21세기 위대한 배우 25인에도 포함됐다.
‘수유천’으로도 해외 영화제 트로피를 하나 더 추가했다. 제77회 로카르노 영화제 측은 지난달 ‘수유천’의 김민희에게 최우수 연기상을 안겼다. 당시 수상자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의 손을 꼭 맞잡은 뒤 시상대에 올랐다. 홍상수 감독은 그런 김민희를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무대에 오른 김민희는 “길게 찍고 싶었는데 5일이 너무 짧았다. 그 짧은 시간이 너무 행복했고 같이 작업해주신 권해효 배우님, 조윤희 배우님 너무 즐거웠습니다 감사하다. 같이 이 상 나누고 싶다. 영화를 보고 따뜻한 말들 건네주신 관객분들 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이렇게 아름다운 영화 만들어주신 홍상수 감독님. 저는 당신의 영화를 너무 사랑한다. 함께 작업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공개적으로 애정을 내비쳤다. 자리로 돌아와서는 쑥스러운듯 홍상수 감독의 손을 꼭 잡고 머리를 기대는 등 애교를 부렸다.
로카르노 영화제 심사위원단은 "섬세함과 인내, 절제를 위한 대담함이 필요하다. 홍상수 감독의 깊이 감동적인 영화 '수유천'에서 이 여배우는 이 모든 것과 그 이상의 훨씬 더 많은 것을 해내어 심사위원단 모두를 경탄하게 만들었다. 저희는 기쁜 마음으로 최우수 연기상을 김민희씨에게 드린다"고 평했다.
외신들도 “아마도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 중에서 김민희 배우의 최고의 연기가 보인다. 그의 세대 간의 공동작업에 대한 탐구는 영혼을 향한 매혹적인 깊은 다이빙”, “이 영화에 나오는 인간들에 대하여 정말 큰 사랑과 존경심을 느낀다”고 찬사를아끼지 않았다.
이제 남은 건 국내 관객들의 평이다. 물론 ‘수유천’이 단순히 관객수로 평가하긴 어려운 작품이지만 사생활 논란을 딛고 홍상수-김민희 커플이 커리어로 인정 받게 될지 좀 더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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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