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62) 감독이 ‘서울의 봄’ 연출을 맡은 이유에 대해 “자가당착일 수 있는데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운명적이다 싶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성수 감독은 15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19살 때 한남동 집에서 총소리를 들었던 걸 제 딴에는 자랑하듯, 어떨 때는 흥분한 상태로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다녔었다. 근데 어느 날 이 시나리오 연출 제안을 받고 ‘이게 나한테 왔네?’ 싶더라. 초고는 진짜 생생한 기록으로 썼더라”고 연출 제안을 받았던 초기의 과정을 이 같이 떠올렸다.

김 감독이 연출한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 김성수 감독의 전작 ‘아수라’(2016) 이후 7년 만의 복귀작이다.

이날 김성수 감독은 “초기엔 역사적 사실을 잘 압축한 시나리오로 완성돼, 제가 그 사건에 대해 나름대로 많이 아는 사람이라, 어떤 게 변형됐고 어떤 게 사실인지 알았다. 스토리텔러로서 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굳이 영화로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고 상상력을 강조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저와 친한 감독들은 ‘반란군이 승리한 기록을 보여주고 악당을 멋있게 그리는 거 아니냐?’고 하시더라. 저는 (전두광을) 멋있게 그릴 생각은 전혀 안 했다. 근데 지인들이 그렇게 말하니까 제가 그럴수도 있겠다 싶긴 했다”며 “저는 처음엔 소재가 참 좋지만 이 시나리오로 연출을 못할 거 같다고 미뤄놨다. 그렇게 고사를 했는데 오히려 그 시나리오에 붙들렸다. 계속 생각이 났다. 내가 안 한다고 했는데 이야기에 더 빠져든 특이한 경험이었다”고 연출하게 된 과정을 되짚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제게 ‘무얼 하고 싶은지?’ 반문하면서 어렴풋이 느꼈고 연출 제안을 받은 지 10개월이 흘러 2020년 8월에 제작사 대표님에게 제가 연출하겠다고 말했다”고 승낙한 과정을 들려줬다.

‘서울의 봄’은 2022년 2월 첫 촬영을 시작했으며 같은 해 7월 크랭크업했다. 극장 개봉은 오는 11월 22일이다.(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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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OSEN=김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