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0일’이 ‘화란’, ‘화사한 그녀’ 등의 신작을 꺾고 박스오피스 1위를 선점했다. 개봉 이후 9일 연속으로 왕좌를 지키고 있어 관객들의 선호도를 주목할 만하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30일’은 전날(11일) 4만 1285명을 동원해 일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일 극장 개봉해 9일째 1위를 지킨 것이다.

‘30일’(감독 남대중, 제공배급 ㈜마인드마크, 제작 영화사울림, 공동제작 티에이치스토리)은 드디어 D-30,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완벽하게 남남이 되기 직전 동반기억상실증에 걸려버린 정열(강하늘 분)과 나라(정소민 분)의 코미디로, 어제까지 누적 관객 85만 5911명을 동원했다.

이제는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일’이 됐기 때문에 관객수 동원 속도가 더디지만, 100만 관객 돌파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은 로맨스 코미디의 기본 조건을 따르면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지점에서 웃음을 터뜨리는 의외성을 지녔다. 로코 장르에 호불호가 존재하는 건 당연한데, ‘30일’에서 강하늘과 정소민의 스킨십 장면 역시 기존의 공식을 비틀어 뻔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한편 어제(11일) 개봉한 ‘화란’과 ‘화사한 그녀’는 각각 일별 박스오피스 2위, 3위에서 출발했다.

‘화란’(감독 김창훈, 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사나이픽처스, 공동 제작 ㈜하이스토리플러스엠 엔터테인먼)은 이날 3만 1843명이 들어 일별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수는 6만 868명.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 분)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 분)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느와르 드라마를 표방한다. 올해 열린 제76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았다.

그간 부드러운 이미지가 돋보였던 송중기가 대부업을 하는 조직의 ‘형님’ 역을 맡아 캐릭터 변신을 꾀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또한 신인배우 홍사빈, 가수 겸 배우 비비(김형서)의 활약이 눈에 띈다. 그들의 앞날이 기대되는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같은 날 개봉한 ‘화사한 그녀’(감독 이승준, 제작 ㈜신영이엔씨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는 화사한 기술이 주특기인 전문 작전꾼 지혜(엄정화 분)가 마지막 큰 판을 계획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범죄 오락 영화.

‘화사한 그녀’는 개봉 첫날 1만 3118명의 관객들을 동원해 일별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엄정화만이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적 매력을 활용, 코미디적 상황이 중간중간 웃음을 선사한다.

‘화란’과 ‘화사한 그녀’는 각자의 장르색과 장점을 갖춰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지만, 지난 3일 극장 개봉한 ‘30일’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영화 스틸사진

[OSEN=김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