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스를 쟁취한 염정아는 웃고, 잠시 떠나보낸 기안84는 울고 있다. tvN ‘언니네 산지직송’과 MBC ‘태어난김에 음악일주’가 각기 다른 성적표로 덱스의 존재감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덱스는 지난 7월 18일부터 ‘언니네 산지직송’을 통해 매주 목요일 안방 문을 두드리고 있다. 염정아, 박준면, 안은진과 함께 남해, 영덕, 고성을 찾아 일꾼을 자처하는가 하면 사남매 중 막내 ‘덱쪽이’로 신선한 케미를 뿜어내고 있다.

덱스는 넷플릭스 ‘솔로지옥’에서 ‘플러팅 장인’, ‘메기남’ 등으로 불리며 마성의 매력을 자랑했던 바. ‘언니네 산지직송’에서도 힘 쓰는 일을 도맡으며 남성미를 발산하기도 하지만 안은진과는 러브라인이 아닌 투닥거리는 남매 케미로 오히려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두 사람이 일과를 마친 뒤 자전거를 타고 남해바다 골목을 달린 그림은 청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그러나 입수를 건 내기에서 서로를 이기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과 나란히 바다에 뛰어들고선 서로에게 물을 먹이려고 아웅다웅 하는 모습은 현실 남매 그 자체였다.

영덕에서도 마찬가지. 이들은 알까기 내기를 했고 덱스는 “나는 이제 피멍이 들어도 안 봐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안은진은 극악의 위치에서도 덱스의 돌을 저멀리 날려보냈다. 안은진은 있는 힘껏 덱스의 팔목을 때렸고, 덱스는 시뻘겋게 변한 자신의 팔목 안쪽을 보며 울상을 지었다.

5일 오후 방송된 8화에선 최악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네 사람은 저녁식사 뒷정리 후 노래방을 갔고 덱스는 누나들 앞에서 임재범의 ‘고해’를 선곡, 가사에 안은진 이름을 넣어 열창했다. 이에 안은진은 기겁했고 덱스를 보며 “최악이다. 제일 싫어. 준면 언니랑 이름 바꾸기로 했다. 최악”이라고 몸서리쳐 웃음을 자아냈다.

반면 박준면은 덱스와 오토바이 드라이브를 즐기며 오랜만의 설렘(?)을 만끽했다. 덱스의 허리를 잡으며 백허그를 이렇게 자주 해도 되는 거냐고 좋아했고 청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덱스야 사랑해”라고 외쳤다. 자매들만 있었다면 나오기 힘든 그림이지만 덱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집 나간 덱스 때문에 기안84는 영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달 18일 첫 전파를 탄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는 2회까지 3.6%의 시청률을 유지했지만 3회에서 3.1%로 하락세를 겪었다. 4회에서 시청률은 회복했지만 덱스 없는 기안84, 빠니보틀, 유태오의 미국 여행기는 시즌1, 시즌2 때의 폭발적이었던 반응과 사뭇 다르다.

시즌1은 4.6%로 시작해 5%대 시청률 벽을 깨며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시즈2는 최고 시청률 6.1%까지 치솟을 정도. 덕분에 기안84는 ‘나혼자 산다’와 ‘태어난김에 세계일주’ 시리즈의 연이은 흥행으로 2023년 MBC 연예대상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현재는 위태롭다. 아직 방송 3회지만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 시청 반응이 예전만 못하다. 덱스의 빈자리가 여실히 느껴지기 때문. 기안84와 빠니보틀 사이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던 막내 덱스가 없는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를 보는 시청자들로선 아쉬울 따름이다.

덱스를 얻은 염정아는 웃고, 덱스를 잃은 기안84는 울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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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