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의 ‘2024 파리 올림픽’ 중계 경쟁이 치열하다. 스타 캐스터와 해설위원을 내세워 중계를 펼치며 너도 나도 각 종목 시청률 1위라고 매일 아침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그 수치가 애국가 시청률과 큰 차이가 없어 민망할 정도다.

MBC, KBS, SBS는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캐스터들과 해설위원들을 예능프로그램에 출연시키는 등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다. MBC는 지난해 ‘예능대세’로 떠오른 김대호 아나운서가 캐스터로 나서 MBC에서 오랜 시간 중계를 해온 방송인 김성주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KBS는 개그우먼 김민경을 비롯해 모델 겸 방송인 이현이를 내세웠고,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이자 해설위원 송승환 감독이 시각장애 4급인 상황에서도 파리올림픽 개회식에 이어 폐막식 해설위원으로 초빙됐다. SBS 국가대표 수영 선수 출신 박태환과 양궁 레전드 박성현, 박경모 부부가 해설위원으로 나섰다. 그리고 지난 27일 개회식부터 지상파 3사의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졌다.

개회식 시청률 결과 KBS 1TV는 1.4%(닐슨코리아, 전국방송가구 기준), MBC 1.0%, SBS 0.6%로 KBS가 먼저 웃었다. 그런데 애국가 시청률도 되지 않은 수치로 지상파 3사는 시청자층을 세분화해 서로 1위라고 발표했다.

MBC도 같은 날 개회식 시청률 1위라고 밝혔다. MBC는 “수도권 가구 시청률(1.2%)과 2049 시청률(0.4%)로 타사에 앞선 1위를 기록하며 ‘올림픽은 MBC’라는 평가를 수치로 입증했다. 특히 새벽 3시 16분경 자유의 파리 공연이 펼쳐지는 장면에서 순간 시청률이 1.8%까지 치솟으며 타사를 압도했다”고 강조했다. SBS는 2049 시청률을 내세워 해당 시청자층에서 시청률 1위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 개회식 시청률에 비해서 상당히 낮은 수치다. 당시 KBS 1TV는 8.4%, SBS 4.8%, MBC 4%를 기록했다.

지난 28일 KBS는 방탄소년단 멤버 RM과 뷔가 KBS의 개막식 중계 화면과 '탁구 삐약이' 신유빈에 대한 응원 메시지를 개인 SNS에 올렸다며 이들이 KBS 파리올림픽 중계 시청을 인증했다고 하는 등 파리올림픽 KBS 중계 흥행에 불을 붙이려고 했다. 그런데 영 불이 붙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KBS를 비롯해 MBC, SBS는 파리올림픽이 개막한 후 매일 각 종목마다 시청률을 공개하며 1위라고 하지만, 그 수치가 1~2%대이고, 3%대가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파리 올림픽’ 흥행이 저조한 건 아무래도 7시간의 시차가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개최국과 시차가 컸던 ‘2012 런던올림픽’의 경우 개회식 시청률이 KBS 1TV가 7.2% SBS 4.4%, MBC 3.9%였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KBS 1TV 10.5%, MBC 5.3%, SBS 4.3%를 기록했다. 단순히 시차 문제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아무래도 국내 인기 종목인 축구와 야구를 볼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원인.

국내에서 ‘파리 올림픽’ 흥행 실패로 이어진 시청률 저조는 지상파 3사에게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상파 3사는 값비싼 중계권료를 지불하고 중계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저조한 시청률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지난 28일에는 지상파 3사가 예능과 드라마를 모두 결방시키고 파리올림픽 중계를 편성했다. 그런데 SBS 같은 경우는 ‘미운 우리 새끼’가 14~1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미운 우리 새끼’를 결방하고 편성한 중계 시청률은 5.3%를 기록했다. 이는 KBS, MBC도 마찬가지다. 중계권을 확보한 지상파로서는 과감하게 중계를 포기할 수도 없는, 피눈물 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MBC, KBS, SBS 제공

[OSEN=강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