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예능 '나는 솔로(SOLO)'가 결국 작가들의 외면 속에 PD 홀로 만드는 작품으로 전락할 전망이다.

2일 한 매체는 ENA, SBS플러스 예능 '나는 솔로(약칭 나솔)'가 최근 작가진 줄퇴사로 인해 방송 작가 없이 진행되는 예능이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나는 솔로' 메인 연출이자 제작사 촌장엔터테인먼트 대표인 남규홍 PD가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작가가 퇴사하는 순간까지 표준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주지 않아 이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을 떠난 작가는 '나는 솔로' 첫 론칭 단계부터 함께 한 작가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나는 솔로' 제작진의 내홍은 지난 4월부터 불거졌다. 당시 남규홍 PD와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PD들이 연출 뿐만 아니라 '작가'란에 이름을 올리는가 하면 그의 딸까지 함께 엔딩 크레딧에 작가로 이름을  올리는 일이 드러난 것이다. 이를 두고 '아빠 찬스'라는 비판이 불거지는가 하면,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 측은 남규홍 PD에 대해 "'셀프 입봉'으로 부녀가 방송 작가들의 저작권료를 가로채려한 파렴치한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나 남규홍 PD와 '나는 솔로' 제작진은 강하게 반박했다. 제작진이 촌장엔터테인먼트 공식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과거는 방송사 공채 중심 PD의 제작환경이었지만 현재는 외주 제작사와 다수의 프리랜서 PD들 작가들 중심으로 제작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작가들과 연기자들만이 재방송료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지금 시대와 맞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더불어 "연출이 글을 써도 작가로 스크롤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는 주장은 비합리적"이라며 "현재 많은 국내 영화감독들이 작가와 시나리오를 공동 창작하고 있으며 스크롤에 작가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영화계는 이미 역할에 맞는 정확한 스크롤을 올리고 있다. 또한 방송국에는 자막만 전문으로 쓰는 작가도 있다. PD로서 우리는 재방료에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글과 자막을 통해 프로그램의 질 향상만 바라고 일했을 뿐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 남는 것은 스크롤 한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큰 동조를 얻지 못했다. 남규홍 PD 뿐만 아니라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메인 연출자를 비롯한 PD들이 자막 작업에 참여하지만 '작가'란에 이름을 올리지는 않기 때문. 이에 '나는 솔로'의 제작 환경을 두고 업계 전반에서도 성토를 자아내 왔다.

그 결과 '나는 솔로'는 프로그램을 지탱해온 방송 작가진 없이 PD들로만 제작되는 프로그램이 돼버렸다. 더욱이 '나는 솔로' 측은 별도의 대응 없이 공식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이미 20기를 훌쩍 넘긴 만큼 프로그램 존속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리라는 자신감 때문일까. 그러나 프로그램에 대한 PD의 사유화라는 인식과 동료 의식 없는 행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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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NA, SBS플러스 제공, OSEN DB.

[OSEN=연휘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