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애니메이션 고등학교를 찾았다.

24일 '인생84' 채널에는 "애니고에 간 기안84"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 됐다.

이날 기안84는 경기도 하남에 있는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에 방문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고등학교의 친구들이랑 하루를 지내보면서 이 친구들이 어떤 꿈을 가지고 이 학교에 다니는지 알아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안84는 "여기가 2000년도에 처음 생겼는데 제가 그때 제1회 신입생으로 들어가려고 원서를 써서 시험을 봤다가 무참하게 떨어졌다"고 애니고에 얽힌 일화를 전했다. 그는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내가 여기 붙어서 다니고 싶었는데"라고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

이후 기안84는 환호 속에서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선생님은 "여러분이 기다리던 전학생 친구다"라고 소개했고, 기안84는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마흔 한살이 됐고 본명은 김희민, 기안84라고 부른다. 잘좀 부탁드린다"라고 인사했다.

곧바로 기안84는 빈 자리에 앉았고, 옆자리 학생은 "전학생이신데 반말을 쓸까요 존댓말을 쓸까요?"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기안84는 "내가 그래도 결혼을 일찍 했으면 너만한 딸이 있을텐데.."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1교시는 진로수업이었다. 기안84는 "어떻게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인가"라는 질문에  "부동산, 돈, 좋은 부인" 등을 적어 눈길을 끌었다. 그러던 중 선생님은 기안84에게 "뒤늦게 공부해보겠다고 전학을 왔는데 이 친구가 진로때문에 고민했던 얘기도 들어보고 이러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 앞에 선 기안84는 "저는 재밌는 만화 그려서 내가 부자가 되면 너무 행복하겠다. 근데 막상 이게 매주 마감이 계속되니까 할얘기 다 떨어졌다. 이번주 무슨 얘기하지. 근데 그걸 해내야돼. 그게 고통스러웠다"며 "지금 되돌아서 생각하면 다시 연재 못할 것 같다. 근데 너네한테 이런 얘기 하면 안 되잖아?"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쉬는시간이 되자 기안84는 학교를 구경했고, "그때 여기에서 시험을 본 다음에 경쟁률이 10:1 정도였다. 시험 보고 결과 발표날까지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팔에 합격이라고 썼다. 자고 일어나면 희미해지잖아. 또 써 진하게. 이게 지워지면 난 떨어지는 것이다. 결국에 떨어졌다. 펑펑 울었다. 나는 정말 애니고 가고싶었거든"이라고 추억을 돌이켜봤다.

다음으로 만화 콘텐츠 수업을 들은 기안84는 점심시간이 되자 재빠르게 급식실로 향했다. 그는 "학교에서 점심에 뭐하면서 놀았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나 고등학교땐 맨날 담 넘어서 매점가고 걸리면 혼나고. 못된짓은 안했다. 맨날 잤다 학교에서. 학교 재미 없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만화 콘텐츠 수업 발표까지 마친 기안84는 "나한테도 처음에는 거리도 두고 내성적이고 그랬는데 전공할때 되니까 표정이 싹 바뀌더라. 눈 반짝반짝. 콘서트 하는 느낌이었다. 그때는 멋지더라. 만화를 그리고싶다고 해서 왔으니 만화가가 데뷔하는것도 힘든데 데뷔해도 힘들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겠지만 10년 넘게 만화가 한 입장에서 너무 힘든데 그걸 하겠다고 하니까 응원해주고싶다. 대견하기도 하고"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인생84

[OSEN=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