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과 소속사 대표, 본부장이 모두 구속됐다.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우려에서다.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혐의를 받고 있는 김호중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김호중에 앞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본부장 전 모씨에 대해서도 같은 사유로 구속 여장이 발부됐다. 이광득 대표는 김호중의 매니저에게 허위로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를 받고 있고, 전 모씨는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 인멸 등)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에 정차 중이던 택시와 부딪힌 뒤 사고 수습을 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3시간 뒤 김호중의 매니저가 김호중의 옷을 입고 자신이 사고를 냈다며 허위 자백을 하고, 김호중은 사고 17시간이 지난 뒤에야 경찰에 출석해 자신이 차를 운전했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 제거는 현장에 도착한 매니저가 본인 판단으로 했고, 매니저에게 허위 자백을 시킨 건 대표의 지시였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김호중의 음주 여부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지만 유흥주점 방문 등 정황이 계속해서 나오자 사고 열흘 만에 음주운전을 했다고 시인했다.

그 사이 김호중은 공연을 강행했다. 지난 18일과 19일에는 창원에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를 열었고,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지난 23일에도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을 진행했다. 24일 공연을 위해 영장실질심사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법원이 기각하면서 공연은 취소됐다.

포승줄에 묶여 호송차량으로 이동하는 모습 등이 공개되면서 김호중은 그토록 자신이 지키고 싶었던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 김호중은 앞서 경찰 출석 후 취재진이 있다는 이유로 조사 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그 이후 변호사에 따르면 김호중이 비공개 귀가를 고집하면서 “마지막 스위치다. 이것마저 꺼지면 저는 살아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김호중은 “죄인이 무슨 말이 있겠느냐”면서도 “어쨌든 죄송하다”는 반성 없는 태도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마지막 스위치,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 했던 김호중이지만 법 위에 있을 순 없었다. /elnino8919@osen.co.kr

[OSEN=장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