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들의 회당 출연료가 억대를 넘어 '10억 시대'를 맞아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가 "자구책을 찾아야한다"고 토로한 상황에서, 김고은이 자신의 출연료에 대해 "돈 값 해야한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에는 '네 연기를 왜 믿고 보는지 알겠다. 너 진짜 멋있다 고은아'라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정재형은 김고은은 초대해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고, 이에 김고은 역시 솔직한 답변으로 시선을 모았다.

김고은은 2012년 파격적인 노출을 감행한 영화 '은교'로 데뷔했고, 영화는 '몬스터' '차이나타운' '협녀, 칼의 기억' '성난 변호사' '계춘할망' '변산' '유열의 음악앨범' '영웅', 드라마는 '치즈인더트랩' '도깨비' '더 킹 : 영원의 군주' '유미의 세포들' '작은 아씨들' 등에서 활약했다. 이달 신작 '파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는 "신인이 그렇게 영향력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신인이었을 때 좋은 선배들이 있는 현장을 경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선배님들의 결이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 게 아무 경험이 없는 나를 상대해주시는 건데도 '이건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발언을 한번도 하지 않으셨다. 내가 묻기 전까지 기다려주셨다"며 김혜수, 이병헌, 전도연 등에게 감사한 마음을 내비쳤다.

특히 이날 영상에서는 배우의 출연료를 두고 '돈 값 해야지'라는 발언이 나와 주목을 받았다.

최근 한국 작품에서 톱스타들의 높아지는 개런티에 대해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간담회를 진행, 합리적인 출연료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주연급 출연료가 더이상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치솟아 드라마 제작 환경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

관계자 A씨는 "주연 배우들은 이제 출연료가 회당 10억에 달하는 게 현실이다. 제작사들은 그나마 드라마 편성이 용이하게 담보되는 연기자들의 요구에 맞춰 회당 수억 원을 지불해가며 제작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이는 또다시 제작비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고 토로했다.

제작사 대표 B씨는 "최근 작품을 준비하면서 배우들의 캐스팅을 진행했는데, 회당 출연료를 4억 원, 6억 5천만원, 7억 원을 불렀다. 요즘 출연료 헤게모니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 실제로는 언론에서 보는 수치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지급한다"며 "중국은 배우 출연료가 총 제작비의 40%를 넘길 수 없고, 출연료 중 주연급 출연료는 70%를 넘길 수 없다고 들었다. 우리나라 역시 합리적이고 건강한 생태계를 위한 출연료 가이드라인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한류 열풍에 힘입어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반면 한국 배우들의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상승해 제작사들도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김고은은 '꾸준히 흥행작을 만들어내지만 불안하지 않냐?'라는 질문에 "작품이 안됐을 때 슬픔과 불안은 있다. 그건 배우로서 받는 페이에 대한 일말의 양심과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농담 삼아 '돈 값 해야지'라고 하는데 정말 진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중문화 예술을 하는데 아무도 봐주지 않은 건 사실 의미가 없다"며 "우리가 아무리 의미를 담아서 작품을 만든들, 최대한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고, 욕을 먹더라도 차라리 보고 욕해주시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고은의 솔직한 '돈값'이라는 발언과 '보고 욕해달라'는 멘트가 단순히 출연료를 떠나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진심으로 임하는지 짐작케 했다. 동시에 데뷔 13년차 주연급 배우로서 느끼는 책임감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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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요정재형' 화면캡처

[OSEN=하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