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윤향기가 아내에게 미안함과 동시에 고마움을 느꼈다.

23일 방송된 TV CHOSUN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한국의 비틀즈’로 불리던 1세대 록그룹 ‘키보이스’의 멤버, 가수 윤향기가 출연했다.

윤향기는 64년 차 베테랑 가수로, 그룹에서 호소력 짙은 보컬과 뛰어난 작곡, 작사 능력으로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윤향기의 손에서 탄생한 ‘해변으로 가요’는 메가 히트곡으로 현재까지 여름 노래로 불리고 있다. 이후 ‘별이 빛나는 밤에’ ‘장미빛 스카프’, ‘나는 행복합니다’ 등 솔로 활동까지 탄탄대로를 달리며 당대 최고의 가수로 기억됐다.

이날 윤향기는 음악 프로그램 녹화가 있는 날로 대기실에서 무대 준비를 했다. 그는 “유일하게 동료 가수들을 볼 수 있다. 다른데는 방송도 그렇고 공연도 그렇고 많은 동료 가수들을 만날 수 있는게 사실은 드물다”라며 설레어 했다.

윤향기는 함께 대기실을 쓰는 선배 남일해와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남 선배님 잊지 못하는게 군대 있을 때 포항에서 해군 군악대 있을 때 형님은 ‘빨간 구두 아가씨’ 난리날 때다. 포항에 공연이 오셨다. 극장에 거길 내가 갔잖아. 분장실에 가서 형님 저 윤향기다. 형님이 알 리가 없지. 동생 윤복희는 잘 아니까 제가 윤복희 오빠입니다. 하니까 이 형님이 반가워했다. 군복 입고 가니까 용돈도 주셨다”라고 밝혔다.

그러자 남일해는 윤향기에 대해 “노래는 말할 것도 없고, 작품도 좋은 작품을 많이 남겼고 앞으로도 같이 활동할 아주 훌륭한 후배”라며 칭찬했다.

다음으로 만난 동료 가수는 다름 아닌 후배 김세환, 조항조였다. 윤향기는 당시 ‘정든배’로 화려하게 데뷔한 키보이스에 대해 회상했다. 그는 “기사에서도 한국의 비틀즈 키보이스 라고 했다. 1964년도에는 영국가수 비틀즈가 미국에서 넘어가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을 때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드럼을 치고 노래도 불렀다. 당시 스탠드 마이크가 없어서 일자로 마이크를 세우고 다리 사이에 둔 채 노래를 불렀다. 그것도 기술이다”라고 웃었다. 이에 조항조는 “정말 열악한 상황에서 활동하셨던 선배님들이라 그 실력을 인정 안 할 수가 없다”라고 감탄했다.

특히 윤향기는 과거 키보이스 인기에 대해 “10명이면 8-9명은 거의 다 여성팬이었다. 여자 중고등학교부터 가서 강당 공개 방송을 시작했다. 밖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강당에서 방송하고 공연했다. 지금은 BTS가 세계적인 그룹이지만 7-80년대에는 BTS 못지않는 인기를 누렸다”라고 밝혔다.

이후 윤향기는 키보이스 멤버 차도균, 김홍탁을 비롯해 더 바보스 멤버 김선과 함께 연습실에서 뭉쳤다. 이들이 뭉친 이유는 뭘까? 윤향기는 “우리가 세계적인 록 페스티벌이 대한민국에서 열린다. 우리 키보이스를 전설로서 초청을 받았다. 그래서 옛날에 했던 곡들을 연습해서 선보이기 위해 모였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윤향기는 동생 윤복희 영향으로 가수의 꿈을 키웠다고. 윤향기는 “제가 처음 미8군 들어어 간게 공연을 하러 간 게 아니라 동생 윤복희를 보러 간 거였다. 동생이 오산 미군 부대 공연장에서 하우스 밴드의 전속 가수로 있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내가 거길 가끔 따라갔는데 그때 보면서 ‘아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 너무너무 부러웠다. 그래서 동생 쇼 하는 거 보러 놀러갔다가 주저 앉았다. 심부름하고 하면서 드럼, 노래를 배웠다”라며 떠올렸다. 이후 윤향기는 노력 끝에 가수의 꿈을 이루 솔로 가수로도 활약,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어떡하라고’, ‘별이 빛나는 밤에’ 등 연이은 히트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 가운데 윤향기가 작곡한 곡 ‘여러분’은 동생 윤복희가 불러 큰 인기를 얻은 바. 윤향기는 “윤복희 가창은 대단하다”라며 “동생이 개인적으로 좀 아픔을 겪었다. 그 당시에 그래서 동생을 내가 뭔가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에, 다시 아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그런 용기를 주고 싶었다”라며 곡을 준 이유를 밝혔다.

실제 윤복희는 ‘여러분’으로 치유를 받았다며 “그 곡은 제가 굉장히 치유를 받은 곡이기 때문에 알리고 싶었다. 누구든 치유를 받으라고. 나도 치유를 받았으니까”라고 말했다. 이후 ‘여러분’은 임재범, 테이, 김경호, 럼블피쉬, 손승연, 에일리 등 따라 부르면서 이제는 전설이 된 곡이 됐다. 이에 윤향기는 “내가 만든 곡이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기억이 되고 불리고 사랑 받는다는 게 작곡가로서 너무 감사하다. 내가 복을 받은 거다”라고 전했다.

한편, 윤향기에도 시련은 있었다. 바로 폐결핵 말기 선고를 받았던 것. 윤향기는 “과거 바쁘다는 이유로 가족을 등한시했다. 말이 남편이지 집에 들어가는 날이 거의 없었다. 외부에서 주로 생활을 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요즘 애 하나 키우기도 힘든데, 5명을 키우는 게 보통 여자 아니고서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정말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향기는 “말도 못하게 엄청나게 스케줄로 바빴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야 하는데 좀 괜찮다 싶으면 안 갔다. 그러다가 1977년도에 쓰러졌다. 폐결핵 말기 판정을 받았다. 그 당시 의술로서는 사실 치료할 수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오래 생활해봐야 6개월 밖에 살 수 없다고 했다. 사형 선고를 받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당시 심정을 털어놨다.

하지만 윤향기는 아내 덕분에 병을 이겨낼 수 있었다. 그는 “집사람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생 많이 했다. 제 아내가 지극정성으로 간호해서 1년 만에 치료가 됐다. 정말 기적”이라며 아내를 향해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실제 마음과 달리 표현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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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화면 캡처

[OSEN=박하영 기자]